지난 8월 문을 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내 한 카페에는 조금 느리지만 특별한 바리스타가 있다. 정신장애인 바리스타 김효은(28)·전지성(21)씨는 카페 내 모든 제품을 직접 만들며 손님들에게 차 한잔의 여유를 제공하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3일 기자가 방문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오전 시간임에도 견학을 온 학생들, 유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찾은 가족들, 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깊은 시민들 등으로 북적였다. 이곳 3층에 위치한 아이갓에브리씽 대한민국역사박물관점도 방문객이 많은 만큼 카페를 찾는 손님도 많아 매장 안은 항상 북적였다.
김효은씨는 "세어본 적은 없지만 하루에 100잔은 넘게 만드는 것 같다"고 했다.
두 바리스타는 이 카페가 문을 연 8월부터 근무하고 있는 베테랑들이다. 복지관 등에서 관련 교육을 받는 전문가들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김효은씨는 오후 1시, 전지성씨는 오후 1시30분에 출근해 오후 6시까지 근무한다.
이미 다른 매장에서 바리스타 경험이 있는 두 사람은 커피와 라떼, 티, 에이드, 스무디, 쉐이크 등 계절 메뉴를 포함해 30개가 넘는 제품을 직접 만든다. 김효은씨는 일본어 구사도 가능해 일본 고객과 소통도 할 수 있다.
쉐이크와 스무디가 자신있다는 김효은씨는 "처음에만 어려웠지 하다보면 익숙해진다"며 "물이 들어가느냐, 우유가 들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전지성씨는 "스팀을 이용해야 하는 건 좀 어렵긴 하지만 아메리카노, 카페라떼는 자신있다"고 말했다.
아이갓에브리씽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중증장애인에게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하는 민관 협력 사업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점은 박물관이 공간을 제공하고 개발원은 인테리어와 장비 설치 비용 등을 지원해 탄생했다. 카페 운영은 한국발달장애인문화예술협회 아트위캔이 맡고 있다.
근로는 이들에게 삶의 활력과 자신감을 키워준다. 전지성씨는 "일하는 게 재밌다. 완전 즐겁다"며 "앞으로도 계속 일하고 싶다"고 했다.
다만 중증장애인이 근무하는 곳이어서 주문 후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시간이 다른 매장보다 비교적 더 소요될 수 있다. 김효은씨는 "속도가 느려서 힘들 때가 있지만 다행히 재촉하는 분들은 없었다"며 "음료가 천천히 나와도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바리스타는 근무를 하면서 자신만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김효은씨는 과거 배웠던 제과제빵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업무를, 전지성씨는 더 맛있는 커피 만들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효은씨는 "꿈을 갖고 살다보면 언젠가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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