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방어의 계절'이다. 찬 바람이 부는 겨울철, 통통하게 살이 오른 대방어는 특유의 고소한 기름기와 찰진 식감으로 미식가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다. 하지만 시장이나 횟집을 찾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방어와 생김새가 흡사한 '부시리'를 방어로 오인해 구매하는 경우다.
한국인 대부분이 혼동할 정도로 두 생선은 외형이 흡사하지만, 실제로 먹었을 때 느껴지는 식감에서 명확한 차이가 나타난다. 지금부터 방어와 부시리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본다.
지방 함량이 높아져 고소한 맛이 강해지는 겨울철 '방어'
방어는 수온이 낮아지는 겨울철에 수요가 늘어나는 물고기다. 몸길이가 1미터를 넘고 무게가 10kg 이상으로 자라는 대형 어종에 속한다. 계절에 따라 서식지를 옮기는 회유성 물고기다. 여름에는 먹이 활동을 위해 북쪽으로 올라가고, 찬 바람이 부는 가을부터는 알을 낳기 위해 남쪽 바다로 내려온다.
겨울철 제주도 주변 바다로 이동한 방어는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몸속에 많은 양의 지방을 저장한다. 이 시기에는 살이 두툼하게 차오르고 살코기 사이사이에 기름기가 돌아 맛이 고소해진다. 특히 무게가 10kg을 넘어가는 개체는 대방어로 분류하며, 크기가 클수록 지방 함량이 높아져 고소한 맛이 강해지는 특성이 있다.
사계절 쫄깃한 식감 유지하는 아열대성 '부시리'
부시리는 전갱잇과에 속하는 대형 바닷물고기로 몸길이가 최대 2미터까지 자라 방어보다 몸집이 크다. 따뜻한 바닷물을 선호하는 아열대성 물고기로 남해안이나 제주도 주변 바다에서 일 년 내내 머물며 서식한다.
수온이 높아지는 여름철에 살이 단단해지고 고유한 맛이 살아나는 특성이 있다. 추운 시기에 맛이 오르는 방어와 달리 날씨가 더운 시기에 품질이 높다. 살의 조직이 촘촘하여 쫄깃한 식감을 주며 몸속 지방의 양이 사계절 동안 크게 변하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시기에 상관없이 일정한 맛을 유지하며 회나 소금구이 등 여러 조리법에 쓰인다.
지느러미와 몸통 형태 살펴봐야
방어와 부시리를 구분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지점은 위턱 끝부분에 위치한 뼈다. 방어는 이 뼈의 끝부분이 직각으로 날카롭게 각진 모양을 나타낸다. 이와 달리 부시리는 주상악골의 끝이 둥그스름한 곡선 형태를 띠고 있다.
몸 옆면에 놓인 지느러미의 위치 관계도 종류를 가려내는 기준이 된다. 방어는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의 끝이 수직으로 거의 일직선상에 놓여 있다. 그러나 부시리는 배지느러미가 가슴지느러미보다 꼬리 쪽을 향해 더 길게 내려와 있는 형태다.
두 어종은 몸통의 형태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방어는 몸이 전체적으로 원통처럼 두툼하고 둥근 모양을 나타낸다. 부시리는 방어와 비교해 몸이 옆으로 다소 납작한 형태를 유지한다. 또한 부시리는 몸 옆면을 가로지르는 노란색 선이 방어보다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서로 다른 제철 시기와 식감의 차이
방어는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에 살이 가장 많이 오른다.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제철이며, 이때 방어의 살코기에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쌓여 고소한 맛이 강해진다. 특히 몸집이 큰 대방어일수록 기름기가 많아 식감이 부드럽고 찰진 상태를 나타낸다.
반면 부시리는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에 품질이 가장 좋은 시기를 맞이한다. 부시리는 방어와 달리 살의 조직이 촘촘하여 씹었을 때 단단하고 쫄깃한 식감을 주는 점이 특징이다. 겨울철 부시리는 방어보다 기름기가 적지만, 사계절 내내 신체 상태의 변화가 적어 일정한 품질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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