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의 우승은 기적이었다.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전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를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이끈 사건이 2025년 축구계 8대 기적 중 하나에 선정됐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로, 국내 축구팬들에겐 선수들의 시장 가치 매기는 것에 정평이 나 있는 독일의 트란스퍼마르크트가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특별하게 조명했다.
매체는 2025년 축구계에서 일어난 일 중 기적 8가지를 뽑았다. 그 중엔 손흥민의 이름도 들어갔다.
최대 기적은 인구 15만의 퀴라소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이다. 14억 인구를 갖고 있는 중국도 해내지 못한 것을 불과 15만명의 북중미카리브해 작은 섬 퀴라소가 해냈다.
퀴라소의 월드컵 본선행은 퀴라소가 네덜란드령이라는 것이 큰 몫을 차지했다. 네덜란드에선 대표가 되기 어렵지만 퀴라소 혈통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대거 여권을 발급받아 기적을 완성했다.
퀴라소는 2026 월드컵 본선 E조에 편성돼 독일, 코트디부아르, 에콰도르와 격돌한다.
두 번째 기적은 이탈리아 세리에A 구단 볼로냐의 코파 이탈리아 우승이 꼽혔다. 볼로냐는 지난 시즌 코파 이탈리아에서 몬차, 아탈란타, 엠폴리를 꺾고 결승까지 올랐다. 결승에서 전통의 명문 AC밀란을 1-0으로 제압하며 1974년 이후 공식대회 첫 우승을 달성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잉글랜드 리그컵 우승도 기적에 들어갔다. 결승에서 리버풀을 무너뜨렸다. 1969년 이후 첫 우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손흥민이 등장했다. 토트넘은 그간 프리미어리그에서 무관의 아이콘으로 꼽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최고 명문으로 이끈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마저 토트넘의 우승 여부 질문엔 항상 "아니오"를 외칠 정도다.
토트넘은 지난 2008년 리그컵 이후 단 한 번도 공식 대회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다.
그런데 2024-2025시즌 주장 손흥민을 필두로 선수들이 똘똘 뭉쳐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기적을 펼쳐보였다. 토트넘은 지난 5월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결승에서 같은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격돌했다. 브레넌 존슨의 전반 결승포를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손흥민은 후반 교체투입된 뒤 헌신적인 수비로 한 골 차 리드를 지키고 주장의 이름으로 우승컵을 치켜들었다.
흥미로운 것은 '트란스퍼마르크트'가 토트넘이 아닌 손흥민의 우승을 기적으로 꼽았다는 점이다.
지난 2010년 18살 나이로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를 통해 프로 커리어를 쌓아나간 손흥민은 클럽 무대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맛 본 적이 없었다.
대표팀에선 2018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적이 있지만 클럽 무대에선 트로피와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트란스퍼마르크트도 월드클래스 공격수 손흥민의 첫 우승을 토트넘의 정상 등극보다 더 가치 있다고 간주했다.
손흥민의 우승은 인내심이 일궈낸 쾌거이기도 했다. 토트넘이 우승과 거리가 먼 팀이라는 것을 모르는 선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루카 모드리치, 개러스 베일, 크리스티안 에릭센, 그리고 해리 케인까지 21세기 토트넘을 빛낸 숱한 스타플레이어들이 결국은 이적을 선택해 빅클럽으로 옮겼다.
토트넘 역시 우승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조세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등 당대 최고의 감독들이 토트넘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려 보겠다고 지휘봉을 잡았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토트넘을 떠났다.
손흥민은 달랐다. 2023년 여름 토트넘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2년간 팀의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하며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무너지는 와중에도 꿋꿋이 팀을 지키고 유로파리그에서의 목표에 전념해 위업을 일궈냈다.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우승 뒤 손흥민을 가리켜 '진정한 레전드(True Legend)'라고 극찬하며 팀의 유력한 전설 중 한 명임을 인정했다.
손흥민도 자신의 커리어에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을 집어넣고 홀가분하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이적할 수 있었다.
손흥민의 기적 다음으론 이번 시즌 리그컵에서 4부 구단 그림즈비 타운이 강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긴 사건이 꼽혔다. 그림즈비는 승부차기 끝에 영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이변을 완성했다.
이 외에도 독일 최고 명문이자 김민재 소속팀인 바이에른 뮌헨의 2025-2026시즌 공식 대회 16연승, 네덜란드 '언더독' 고 어헤드 이글스의 네덜란드 컵대회 우승, 크리스탈 팰리스의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FA컵 우승 등이 올해의 8대 기적에 포함됐다.
사진=연합뉴스 / 토트넘 홋스퍼 SNS / 크란스퍼마르크트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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