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0월 유례없이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시행한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의 온도 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규제가 집중된 지역과 달리 비규제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에는 거래량이 늘어나고 매매가가 오르는 등 반사효과가 나타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경기도 구리시의 분위기가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0·15 대책 발표 이전 3주간인 9월 24일부터 10월 15일까지 구리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78건에 그쳤다. 그러나 대책 시행 직후인 10월 16일부터 11월 6일까지 같은 기간 동안 거래 건수는 475건으로 급증하며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실제로 인창동에 위치한 ‘e편한세상 인창 어반포레’ 전용 84㎡는 지난 10월 10억4천만 원에 거래됐지만 11월에는 12억9천500만 원에 손바뀜되면서 신고가를 새로 썼다.
수택동의 ‘구리역 한양수자인 리버시티’ 역시 같은 면적이 9월 9억4천만 원에서 11월 10억9천만 원으로 한 달여 만에 1억5천만 원가량 상승했다.
특히 향후 입주 예정 단지의 분양권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내년 3월 입주를 앞둔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전용 84㎡ 분양권은 규제 발표 이후 호가가 14억 원 선까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구리시가 서울과 인접한 준서울권이라는 점에서 집값의 강세를 끌어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대출 규제 강화로 서울 진입이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하면서도 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가운데 구리시 인창동 소재 아파트 한 채가 경매시장에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인창동 29번지에 위치한 '한진아파트(인창해모로)'는 2002년에 준공돼 구리 나들목 인근에 자리한 953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입찰가는 3.5억인데 전세가만 4억원대
이번 경매에 나온 물건은 108동 1003호로 전용면적 85㎡, 남향 구조의 방 3개를 갖춘 전형적인 중형 평형을 갖췄다. 해당 아파트는 동구릉로와 왕숙천로 접근성이 좋고, 초·중·고교가 가까워 주거 여건도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경매 매물은 당초 감정가가 5억200만 원에 책정되었으나, 한 차례 유찰돼 3억5140만 원에 매각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등기부상 근저당과 가압류 등 권리는 잔금 납부 시 모두 소멸되며, 현재 소유자가 거주 중인 점을 감안하면 인도 부담도 크지 않은 편이다.
현재 아파트의 호가는 5억2천만원에서 6억3000만 원 선이며 전세가는 4억에서 4억3천만 원 수준이다. 만약 입찰가와 큰 차이가 없는 가격으로 낙찰받는다면 전세가보다 더 싼 가격으로 매물을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
매각기일은 2026년 1월 8일로 남양주지원 경매 2계에서 진행되며 사건번호는 24-87447이다.
한편 수도권을 중심으로 임의경매에 따른 집합건물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이 최근 1년 사이 약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저금리 시기에 무리하게 주택을 매입했던 차주들이 고금리 환경에서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며 경매로 내몰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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