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김수현 기자] 개그우먼 김영희가 과거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고백을 통해 이 시대 지친 청춘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KBS2 말자쇼 2회는 청춘과 청년 특집으로 진행됐다. 이날 말자 할매로 분한 김영희는 객석을 가득 채운 청년들의 고민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의 뼈아픈 경험담을 바탕으로 진솔한 위로를 전해 현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방송에서는 먼저 잠수이별로 상처받은 사연이 소개됐다. 김영희는 본인 역시 20대 초반에 같은 경험이 있었다며, 할머니가 위독하다는 핑계로 사라진 전 남자친구를 두 달 뒤 고깃집에서 마주쳤던 황당한 일화를 특유의 입담으로 풀어냈다. 그는 잠수이별은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희망고문이라며, 그동안 쏟은 시간과 마음을 생각해서라도 끝맺음은 확실히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인생이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노력을 그만두고 싶다는 청년의 사연에 김영희는 자신의 가장 어두웠던 시절을 꺼내놓았다. 그는 과거 가족 문제로 인해 이미지가 추락했던 시기를 똥밭을 걷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알아주는 이가 없던 수년의 시간 끝에 어리석게도 극단적인 시도까지 고민했음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김영희는 죽으려는 순간마다 우스꽝스러워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역설적으로 본인이 누구보다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비록 그 후로도 한동안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걷다 보니 결국 지금의 말자 할매라는 캐릭터를 만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제자리걸음 같아 보여도 그 땅은 조금씩 비옥해지고 있다며, 힘내라는 무책임한 말 대신 계속해서 걸어가길 바란다는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다. 지금 당장은 변하는 것이 없어 보여도 땅속 깊은 곳부터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을 것이라는 그의 말에 많은 관객이 눈시울을 붉혔다.
자신의 흑역사와 상처를 가감 없이 드러내며 청춘들과 공감대를 형성한 김영희의 행보는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한편 삶의 지혜와 웃음을 동시에 전하는 KBS2 말자쇼 3회는 오는 27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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