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매서워질수록 바닷속 풍경도 달라진다. 수온이 내려가면 생선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그 변화는 식탁 위 맛으로 이어진다. 국물용으로만 떠올리기 쉬운 생선 가운데서도 이 시기에 유독 쓰임이 넓어지는 재료가 있다. 바로 '대구'다.
대구는 탕에서 시작해 찜, 전까지 조리해서 먹을 수 있다. 겨울 수온에서 살이 차오르며 조직이 단단해지고, 조리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국물에 넣으면 맑은 맛을 유지하고, 찜으로 올리면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차가운 바다에서 완성되는 겨울 '대구'
대구는 겨울철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생선이다. 머리와 입이 유난히 커 ‘대구’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대성 어종으로 수온이 낮은 깊은 바다에서 살아간다. 이 환경 덕분에 살이 단단하면서도 조직이 곱다. 조리했을 때 쉽게 부서지지 않고, 국물 맛이 탁해지지 않는 이유다.
겨울이 되면 대구 살은 눈에 띄게 달라진다. 수분이 적당히 빠지며 밀도가 높아지고, 씹을수록 담백한 맛이 남는다. 비린내가 거의 없어 생선 향에 예민한 사람도 부담 없이 먹는다. 그래서 겨울철 국물 요리 재료로 자주 선택된다.
영양 구성도 안정적이다. 100g 기준 열량이 낮고 지방 함량이 적다. 단백질 비율은 높아 한 끼 식사로 충분한 포만감을 준다. 아미노산과 비타민 계열 성분이 고르게 들어 있어 겨울철 식사 메뉴로 부담이 적다.
버릴 것 없는 생선, 쓰임이 넓다
대구는 쓰임새가 넓다. 살은 물론 머리와 내장, 곤이까지 모두 쓰인다. 겨울이 되면 대구탕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맑게 끓이면 국물이 시원하고 깔끔하다. 속이 더부룩할 때 찾는 메뉴로 오래 자리 잡았다. 고춧가루를 넣은 매운탕은 칼칼한 맛이 살아난다. 찬 공기와 잘 어울리는 한 그릇이다.
찜이나 전으로도 손색이 없다. 살이 단단해 찜으로 올려도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전으로 부치면 수분이 빠지지 않아 촉촉한 식감이 남는다. 곤이는 살짝 데쳐 양념에 찍어 먹거나 탕에 넣어 깊이를 더한다.
이런 이유로 대구는 겨울철 수산물 가운데서도 소비가 꾸준하다. 조리 과정이 복잡하지 않고 손질도 비교적 수월하다. 생물 상태에서 맛 차이가 분명해 제철 의미도 크다.
고를 때 차이가 난다, 신선도 기준
대구는 신선도에 따라 맛 차이가 크다. 고를 때 몇 가지만 살피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먼저 눈을 본다. 동공이 맑고 또렷한 상태가 좋다. 흐리거나 핏기가 돌면 시간이 지난 개체일 가능성이 높다. 아가미 색도 중요하다. 선명한 붉은빛을 유지하고 있으면 비교적 신선한 상태다.
겉면에 윤기가 남아 있고 비늘이 단단히 붙어 있는지도 확인한다. 손으로 살짝 눌렀을 때 탄력이 바로 돌아오는 개체가 좋다. 물컹하게 들어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피하는 편이 낫다. 또한 구매 후 바로 조리하지 않을 때는 손질 뒤 물기를 제거해 냉장 보관을 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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