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부터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까지, 5일간 집계된 한국 예탁결제원 데이터를 통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거래 흐름을 살펴본다. 이번 집계 기간 투자자들의 선택은 기술주 중심의 성장성과 채권 등을 활용한 안정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모습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순매수 결제 순위의 최상단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1위 자리는 알파벳 A(ALPHABET INC CL A)가 차지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A는 해당 기간 약 1억 4,971만 달러의 매수 결제와 5,332만 달러의 매도 결제가 이루어졌다. 이를 합산한 순매수 결제 금액은 9,638만 5,243달러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000억 원이 훌쩍 넘는 자금이 단 닷새 만에 알파벳 A라는 단일 종목으로 유입된 셈이다. 매도 물량보다 매수 물량이 3배 가까이 많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강한 확신을 읽을 수 있다.
부동의 인기 종목인 테슬라(TESLA INC)는 이번 집계에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순매수 결제액은 8,253만 9,823달러를 기록해 1위인 알파벳과 약 1,400만 달러의 차이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거래의 활발함을 나타내는 총거래 규모다. 테슬라의 매수 결제액은 약 3억 1,916만 달러, 매도 결제액은 2억 3,662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1위인 알파벳의 거래 규모를 압도하는 수치로, 여전히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가장 뜨겁게 사고파는 종목임이 데이터로 증명됐다. 다만 매수만큼이나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도 상당수 쏟아지며 순매수 규모에서는 한 계단 내려앉은 모양새다.
3위는 개별 종목이 아닌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ETF가 차지했다. 뱅가드 S&P 500 ETF(VANGUARD SP 500 ETF)가 그 주인공이다. 이 종목은 6,773만 654달러의 순매수 결제를 기록했다. 매수 결제액 약 8,305만 달러 대비 매도 결제액은 1,532만 달러에 그쳤다. 매도 비중이 현저히 낮은 것은 단기 차익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 증시 전반의 우상향을 믿고 자금을 묻어두려는 수요가 강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흐름은 4위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아이쉐어즈 0-3개월 미 국채 ETF(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 ETF)가 4,602만 8,929달러의 순매수로 4위에 올랐다. 변동성이 거의 없는 초단기 채권에 자금이 몰린 것은, 주식 시장의 방향성을 관망하며 잠시 현금을 안전하게 보관하려는 파킹통장 성격의 투자가 활발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5위는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기업인 브로드컴(BROADCOM INC)이 차지했다. 순매수 결제액은 4,065만 368달러로 집계됐다. 매수 결제 약 8,131만 달러, 매도 결제 약 4,066만 달러를 기록해 매수세가 매도세의 정확히 두 배 수준을 보였다. 상위 5개 종목 중 테슬라와 알파벳, 브로드컴까지 기술주가 과반을 차지하며 국내 투자자들의 기술주 선호 현상은 여전히 견고함을 데이터가 말해주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