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패권 경쟁…무역장벽 속 7천억달러 돌파한 韓 수출, 시험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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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패권 경쟁…무역장벽 속 7천억달러 돌파한 韓 수출, 시험대 오른다

폴리뉴스 2025-12-26 15:58:48 신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통상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관세 인상과 수입 제한, 환경 규제까지 얽힌 보호무역 기조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또 한 번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올해 한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이후를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올해 한국 수출은 미국발 관세 압박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 수출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체 수출 실적을 끌어올린 결과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하며 최근 3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말까지 수출 흐름이 유지될 경우 연간 수출 7000억달러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통상 압박은 올해 초부터 본격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출범과 함께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다시 강화되면서 한국 역시 관세 인상 가능성에 직면했다. 한때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 25% 적용이 거론됐으나, 대규모 대미 투자 약속을 계기로 관세율이 낮아지면서 충격은 일정 부분 완화됐다.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 부담이 집중됐지만 수출 전반이 흔들리는 상황은 피했다.

문제는 내년이다. 미·중 갈등을 축으로 한 보호무역 기조가 미국을 넘어 유럽과 캐나다 등으로 확산하면서 규제의 성격도 한층 복합적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한국 수출기업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철강과 알루미늄, 시멘트 등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해 탄소 배출량에 연동한 비용이 사실상 추가 관세처럼 부과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철강을 둘러싼 무역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캐나다는 자유무역협정 체결국을 포함한 철강 저율관세할당 기준을 대폭 낮추고, 철강 파생상품에 고율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유럽연합 역시 무관세 쿼터를 축소하고 관세 인상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 철강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약화와 수출 물량 감소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통적인 관세 장벽뿐 아니라 각국의 산업 보호 정책, 환경·안보 규제 역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내년 글로벌 리스크 요인으로 보호무역과 수출 장벽 확대를 꼽은 응답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환율 변동성 다음으로 높은 비중이다.

정부와 기업은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생산 확대와 투자 다변화를 통해 관세 부담을 우회하고, 아세안과 중동, 유럽 등으로 수출 시장을 넓히는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반도체 이후를 이을 차세대 주력 수출 산업을 육성하고,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와 핵심 자원 공급망 안정화에도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정부는 각국의 무역 장벽을 체계적으로 분석·대응하기 위한 통상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관계 기관과 재외 공관을 연계한 전방위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통상 환경이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상황에서 보다 공세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내년 수출 전망을 둘러싼 전망은 엇갈린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교역 위축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 반면, AI 산업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IT 수요가 다시 수출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도 공존한다. 다만 공통된 인식은 분명하다. 단기 실적에 안주하기보다는 보호무역이 상수가 된 시대에 맞는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중동과 아세안 등 신흥 시장 개척과 함께 콘텐츠·소비재 등 수출 저변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중 경쟁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국 수출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지, 2026은 그 방향성을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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