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기준 20·30대 청년 가구 10곳 중 7곳 이상이 무주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무주택 비중은 10년 전보다 7%포인트 이상 확대되며 전 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악화됐다. 노동시장에서도 청년층의 불안정성은 두드러져, 지난해 29세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 5명 중 1명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데이터처가 26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5'에 따르면, 2023년 전체 가구 중 유주택 가구 비율은 56.4%, 무주택 가구 비율은 43.6%로 집계됐다. 2015년과 비교하면 전체 유주택 가구 비중은 0.4%포인트 늘었고, 무주택 가구는 0.4%포인트 줄어 전체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만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39세 이하 청년 가구의 무주택 비율은 2015년 65.9%에서 2023년 73.2%로 7.3%포인트 급증했다. 국가데이터처는 주택가격 상승, 청년 소득 정체, 1인 가구 증가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반면 40~59세 중장년층의 무주택 가구 비율은 같은 기간 39.5%에서 37.5%로 2.0%포인트 줄었고, 60세 이상 고령층 역시 32.8%에서 32.4%로 소폭 감소했다. 전체 무주택 가구 비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청년층만 주거 사다리에서 멀어지고 있는 셈이다.
임차 가구의 주거 형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임차 가구 가운데 월세 비중은 1995년 32.8%에서 2020년 60.1%로 25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2015년을 기점으로 월세 비중은 전세를 추월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임차 가구 비율이 44.4%로 도 지역(28.3%)보다 높았고, 서울은 53.4%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임차 가구의 주거 여건은 자가 가구보다 열악했다. 지난해 기준 평균 주거 면적은 보증금 없는 월세가 25.2㎡, 보증금 있는 월세가 39.7㎡, 전세가 63.5㎡로 모두 자가(81.3㎡)에 못 미쳤다. 주택 만족도 역시 보증금 없는 월세 2.80점, 보증금 있는 월세 2.94점, 전세 3.03점으로 자가(3.07점)보다 낮았다.
노동시장에서도 청년층의 취약성은 뚜렷했다. 올해 월 노동시간이 60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노동자는 106만명으로 추정됐으며, 전체 임금노동자 가운데 비중은 지난해 4.6%에서 올해 4.8%로 확대됐다. 초단시간 노동자의 69%는 60세 이상 고령자였고, 여성 비중도 72%에 달했다.
특히 청년층의 임금 여건은 심각했다. 지난해 전체 초단시간 노동자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8.6%였으나, 15~29세 청년층은 19%로 두 배를 넘었다. 청년 초단시간 노동자 상당수는 숙박·음식점업(48%)과 도·소매업(20%) 등 아르바이트 비중이 높은 업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이 주거와 노동 양 측면에서 동시에 불안정성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자산 형성의 출발선인 주택 접근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저임금·단시간 일자리에 머무는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청년 세대의 사회·경제적 격차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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