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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6일자 사설을 통해 “일본은 전후 국제적으로 제약받는 국가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문제아’로 변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핵 추진 잠수함 도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일본 국회의원들이 대만을 찾아 라이칭더 총통을 만난 점, 일본 고위급 인사들이 핵무기 보유 발언을 한 부분 등을 언급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과 발언은 일본이 군국주의를 철저히 해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환구시보는 “올해는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이 되는 해로 일본은 역사를 깊이 성찰해야 할 시기인데 다카이치 행정부는 오히려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면서 일본 내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다카이치 행정부가 ‘비핵 3원칙’(핵무기를 가지지 않고 만들지 않고 들여오지 않는다)을 개정하려 시도하고 군사 제한 완화를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후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2% 이상으로 신속히 늘렸고 무기 수출 제한을 지속 완화했다”면서 “남서부 섬에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부터 핵무기 획득 의도를 암시하는 것까지 일본의 선제공격과 공격적 특성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일본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다카이치 총리의 지난달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이 계기가 됐다. 이후 중국은 꾸준히 일본이 군국주의를 부활하려 하고 있다며 날 선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전날 미국 국방부의 ‘2025 중국 군사력 보고서’와 관련해 “중국이 투명성을 결여한 채 군사력을 빠르게 증강시키고 있다”면서 “주변 군사 동향에 대해 강한 관심을 갖고 주시하면서 냉정하고 의연하게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본이 중국의 군사력 확대를 비판하자 중국에서 또다시 일본의 군국주의 확대 우려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환구시보는 다카이치 정부가 독도와 남쿠릴열도 등 이웃 국가들을 자극하며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켜 왔다고도 지적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독도가 일본 땅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억지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는 일본과 러시아가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지역이다.
환구시보는 “일본은 분열을 조종하고 확대함으로써 혼란 속에서 지정학적 이익을 추구하고 지역 지배에 대한 오래된 꿈을 되살리려 한다”면서 “이는 지역 국가 간 대화와 협력을 통한 분쟁 해결의 분위기를 심각하게 훼손해 일본을 아·태 지역의 평화와 협력에 장애물로 만든다”고 비판했다.
일본과 지정학적 갈등을 겪고 있는 다른 나라까지 언급함으로써 중국과 함께 연대할 것을 촉구하는 의미로 보인다. 환구시보는 “아·태 평화와 발전은 훼손돼선 안 되며 전후 질서를 뒤집거나 군국주의를 부활시키려는 모든 평화 국가와 국민은 단호히 반대하고 공동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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