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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테슬라코리아는 자사 SNS를 통해 국내 테슬라 오너들이 FSD 모드로 누적 주행거리 100만km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 국토를 약 480바퀴 돌고도 남는 거리다.
이번 기록은 단순 FSD 이용률 증가를 넘어 성능 고도화를 뒷받침할 실주행 데이터가 본격적으로 쌓이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테슬라 FSD는 실제 주행 데이터를 반복 학습해 성능을 향상시키는 이른바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전 세계에 보급된 테슬라 차량은 도로 주행 과정에서 카메라를 통해 차선과 신호, 보행자와 주변 차량의 움직임, 운전자 개입 시점 등을 실시간으로 기록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테슬라의 슈퍼컴퓨터 클러스터 ‘도조(Dojo)’에서 처리·분석된다.
테슬라는 이를 바탕으로 신경망 기반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키고 차량이 도로 환경을 3차원 공간으로 인식하며 객체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월드 모델(World Model)’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
정교해진 인공지능 모델은 새로운 FSD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형태로 차량에 배포된다. 테슬라 차량은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무선 통신망을 활용한 OTA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만큼 소프트웨어 개선 속도도 빠르다. 개선된 FSD는 보다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제공하고 이는 사용자 확대와 추가 데이터 축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다만 데이터 축적이 곧바로 성능 향상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갑작스러운 끼어들기, 비정형 교차로, 보행자와 차량이 혼재된 상황, 특이한 기상 조건 등 이른바 ‘에지 케이스(예외 상황)’가 자율주행 성능을 끌어올리는 핵심 학습 요소로 꼽힌다.
이런 측면에서 국내에서 축적되는 FSD 주행 데이터는 테슬라에 요긴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다르게 폭이 좁은 골목길과 형태가 불규칙한 교차로가 곳곳에 분포해 있고, 차선 변경과 끼어들기가 빈번하다. 여기에 이륜차와 보행자가 차량 사이를 오가는 등 도로 환경이 복잡해 자율주행 난도가 높은 국가로 평가된다.
이 같은 환경에서 축적되는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인공지능의 복잡한 교통 상황 대응 능력도 한층 정교해질 수 있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제공되는 FSD의 전반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월~11월 국내 시장에서 총 5만 5594대를 판매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 19.9%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각각 7만 541대, 6만 260대를 판매하며 테슬라와의 격차가 좁아졌다.
특히 11월 한 달 실적만 보면 테슬라는 7632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다. BMW는 6526대로 2위, 메르세데스-벤츠는 6139대로 3위에 머물렀다. FSD 성능이 추가로 고도화되고 소비자 신뢰가 높아지면 테슬라가 연간 판매량 1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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