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람이 바다 쪽에서 불어오기 시작하면 부산 골목 풍경도 조금씩 달라진다. 해가 빨리 기울고, 저녁 무렵이면 따뜻한 김이 올라오는 분식집 앞에 발걸음이 잦아진다. 관광지와 항구, 주택가가 맞닿은 도시답게 부산에서는 간단한 간식 하나에도 지역의 시간이 쌓여 있다. 그중에서도 떡볶이는 부산을 찾는 사람과 이곳에서 살아온 사람 모두에게 익숙한 음식이다. 조미료보다 오래된 조리 방식과 손맛이 먼저 떠오른다. 프랜차이즈보다 작은 가게 이름이 자연스럽게 입에 오른다.
부산 떡볶이 이야기를 꺼내면 빠지지 않는 곳들이 있다. 이가네떡볶이, 상국이네, 다리집은 세 곳 모두 다른 동네에 자리 잡았지만 공통점이 있다. 유행에 맞춰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리 방식도, 그릇에 담기는 모습도 큰 변화 없이 이어져 왔다.
1. 이가네떡볶이
이가네떡볶이는 부산 깡통시장 안에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분식집이다. 관광객보다 먼저 상인과 인근 주민에게 알려진 곳이다. 시장 골목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양념 냄새가 먼저 닿는다. 가게 앞에는 늘 사람들이 서서 먹거나 잠시 멈춰 선다.
떡볶이는 두툼한 가래떡을 쓴다. 밀떡과 다른 쌀떡 특유의 쫀득한 식감이 분명하다. 양념은 마늘 향이 먼저 올라오고 색은 진하지만 자극적인 매운맛은 아니다. 어묵 국물을 활용한 소스라 맛이 부드럽다. 무채가 넉넉히 들어가 단맛과 감칠맛을 더하며 떡만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오뎅도 빠질 수 없다. 얇은 어묵을 사용해 오래 끓여도 불지 않는다. 국물 맛이 깊고 떡볶이 국물과 함께 먹으면 조합이 자연스럽다. 튀김과 핫도그까지 더한 세트 메뉴를 찾는 사람도 많다. 한 접시에 담아 빠르게 즐기기 좋다. 시장 안이라는 위치 덕분에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식사가 이어진다.
이가네떡볶이 양념장은 가게에서 따로 구매할 수 있으며 택배 주문도 가능하다. 집에서도 같은 맛을 즐기려는 수요가 이어진다. 깡통시장 한켠에서 시작된 맛이 식탁까지 이어진 셈이다.
2. 상국이네
상국이네는 부산 해운대 전통시장 안에 자리한 분식집이다. 시장 초입에서부터 떡볶이 양념 냄새가 퍼진다. 해변을 다녀온 뒤 가볍게 들르기에도, 시장 구경을 마치고 식사를 대신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가게 앞은 늘 주문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떡볶이는 쌀떡을 사용한다. 떡 굵기가 있는 편이라 처음 보면 양념이 겉돌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는 고추장 베이스 양념이 떡 안까지 고르게 스며들어 있다. 겉은 부드럽고 속은 탄력이 살아 있으며 씹을수록 쌀떡 특유의 쫀득함이 느껴진다. 양념 맛이 강하지만 떡 맛을 덮지 않는다. 떡과 소스의 균형이 안정적이며 이가네떡볶이에 비교하면 쫄깃함은 결이 다르지만, 양념과의 조화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튀김은 주문이 들어가면 한 번 더 튀긴다. 그래서 바삭함이 오래간다. 쥐포튀김은 구워 먹는 쥐포를 튀겨 고소한 맛이 또렷하다.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으면 잘 어울린다. 물떡과 어묵은 부드러운 식감이라 떡볶이 사이사이 곁들이기 좋다.
메뉴는 떡볶이, 튀김, 어묵, 물떡, 유부, 순대, 순대볶음, 김밥까지 준비돼 있다. 세트 메뉴도 구성돼 있다. 셀프바에서 소스와 반찬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2층까지 운영돼 좌석도 넉넉하다. 해운대 전통시장 분식집 가운데 쌀떡 떡볶이로 기억되는 곳이다.
3. 다리집 본점
다리집 본점은 부산 광안리에서 오래 이름이 알려진 떡볶이 가게다. 해변과 주택가가 맞닿은 지역 특성상 식사 시간대마다 손님 발길이 이어진다. 매장은 넓고 깔끔한 편이고, 분식집 특유의 붐비는 분위기보다 비교적 여유 있는 식사가 가능하다.
떡볶이는 굵은 가래떡을 사용해 크기부터 눈에 띈다. 쌀떡 특유의 탄력이 살아 있어 오래 양념에 잠겨 있어도 퍼지지 않는다. 씹을수록 쫀득한 식감이 이어지며 소스는 매콤달콤하다. 떡 자체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입에 남는 맛이 있다. 소스 리필이 가능해 떡과 튀김을 넉넉하게 즐길 수 있다.
오징어튀김은 다리집을 대표하는 메뉴다. 오징어 크기가 큼직하고 튀김옷은 바삭하다. 속은 촉촉해 오징어다리 튀김도 크기가 커 한 접시만으로도 만족감이 크다. 떡볶이 소스에 찍어 먹어도 좋고, 간장에 찍어 먹어도 잘 어울린다. 만두튀김 역시 바삭함이 살아 있다. 소스와 함께 먹으면 맛이 또렷해진다.
메뉴는 떡볶이, 오징어튀김, 만두튀김, 튀김어묵, 국물어묵으로 구성돼 있다. 세트 메뉴를 선택하면 여러 가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넓은 매장과 푸짐한 양 덕분에 광안리 분식집 가운데서도 식사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방문 시 유의 사항
1. 이가네떡볶이
-위치: 부산 중구 부평1길 48
-영업 시간: AM 11:00~PM 11:30
2. 상국이네
-위치: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41번길 40-1 상국이네
-영업 시간: AM 10:00~PM 07:30
3. 다리집 본점
-위치: 부산 수영구 남천바다로10번길 70 101호
-영업 시간: AM 11:30~PM 11:50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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