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은 26일 발간한 ‘2026 한반도 정세전망’에서 “북한은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제도화하려는 노선을 강화하는 반면, 한국은 긴장 관리와 협력 재개를 모색하는 구도가 전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국제질서의 구조적 변화와 미·중 전략 경쟁을 활용해 남북관계를 신냉전 질서로 고착시키려는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적대적 두 국가론’의 현실 논리력을 강화하고, 민족·통일 개념을 약화시키는 내부 사상 사업을 병행하며 2035년을 목표로 한 대남 봉쇄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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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와 관련해서는 ‘선(先) 북미관계, 후(後) 남북관계’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북한이 비핵화의 전면적 진전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핵 개발 중단(동결)을 포함한 단계적 접근을 통해 북미 대화의 입구를 탐색할 여지는 남겨둘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2026년 중 실질적인 비핵화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한미관계에 대해서는 미국의 대외전략이 ‘미국 우선주의’와 대중 견제를 중심으로 심화되면서, 한국에 대한 역할 분담과 국방 기여 요구가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재편, 동맹 현대화, 방위비 및 국방 투자 문제 등이 주요 현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북한 내부 정세와 관련해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일성·김정일을 넘어서는 ‘현존 수령’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으며, 감시·통제 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어 단기적 체제 불안 징후는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2026년 초로 예상되는 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는 2035년을 목표로 한 경제·국방 2단계 발전 계획이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통일연구원은 남북관계가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완전히 고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회적 대화를 통한 적대감 완화 △대북·국제 정보 역량 강화 △갈등관리 중심의 정책 전환 △평화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2026년은 한반도 정세가 신냉전적 대립으로 굳어질지, 관리 가능한 긴장 국면으로 조정될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정교한 위기관리와 중장기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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