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창업 생태계 최대 규모의 각축전으로 불리는 ‘도전! K-스타트업 2025’에서 의료 AI 스타트업 ‘더마트릭스’가 예비창업리그 최우수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거머쥐었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전문의가 진료 현장의 고질적인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얻어낸 결실이다.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한 10개 부처가 공동 주관한 올해 대회는 역대 최다인 7,377개 팀이 몰리며 369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더마트릭스는 교육부 주관 ‘학생창업유망팀 300+’를 거쳐 학생 리그 대표로 본선에 진출, 최종 20개 팀이 겨루는 왕중왕전 무대에서 당당히 TOP 3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수상으로 더마트릭스는 6,000만 원의 상금과 더불어 2026년 정부 창업 지원사업 평가 우대권 등 사업 확장을 위한 강력한 동력을 확보했다.
더마트릭스가 선보인 ‘CLIMS’는 병원의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한 차세대 의료데이터 솔루션이다. 피부과 진료에서 핵심 자산인 임상사진을 촬영부터 저장, 분석, 활용에 이르기까지 AI 기술을 접목해 관리한다. 김경훈 대표는 대학병원 수련 과정에서 사진 관리 부주의로 발생하는 데이터 유실이나 사고 위험성을 체감하고, 이를 시스템적으로 방어하고자 개발에 착수했다.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검증도 마친 상태다. 지난 3년간 서울아산병원에서 기술 검증을 진행했으며, 현재 피부과와 성형외과, 병리과 등에서 200만 장이 넘는 방대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며 현장 실효성을 증명하고 있다. 의료 데이터의 특성상 보안과 정확도가 필수적인 만큼, 실제 병원 환경에서의 장기적인 테스트 결과는 향후 시장 확산에 있어 큰 강점이 될 전망이다.
김경훈 대표의 이력도 주목할 만하다. 피부과 전공의 시절 의료 AI 연구실에서 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의사-과학자(Physician-Scientist)’다. 임상 현장의 언어와 AI 기술의 언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기술의 실용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현장을 모르는 개발자가 만든 도구가 아닌, 매일 환자를 보는 의사가 필요해서 만든 도구라는 점이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의료 AI 솔루션이 넘어야 할 산은 여전하다. 대형 병원 중심의 데이터 관리 체계를 중소형 병원까지 어떻게 이식할 것인지, 그리고 점차 엄격해지는 개인정보 보호 규제 속에서 데이터 활용의 유연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기술적 우위를 넘어 실제 상업적 매출로 연결되는 수익 모델의 고도화 역시 본격적인 창업 궤도에 오른 더마트릭스가 직면한 시험대다.
김경훈 대표는 “의료진에게는 효율적인 진료 환경을, 환자에게는 더 높은 신뢰를 주는 기술을 지향한다”며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 많은 의료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파트너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도전! K-스타트업 2025’ 시상식은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수상팀들에게는 상금 외에도 정부 차원의 다양한 후속 지원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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