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문화예술단체 ‘사진 잇다’가 설립 10주년을 맞아 특별전 ‘사진 잇다 프로젝트 展’을 내년 1월 2일까지 중랑아트센터 제1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사진작가 이한나가 이끌어온 ‘사진 잇다’ 프로젝트의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는 자리로, 사진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 개인과 공동체를 연결해온 예술교육의 궤적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사진 잇다’는 지난 10년간 공모사업과 기업 메세나를 통해 발달장애인, 발달장애 자녀를 둔 어머니들, 청소년, 지역 주민들과 함께 사진 교육을 이어온 예술 프로젝트다. 이한나는 사진을 단순한 기록 수단이 아닌, 말보다 먼저 마음을 전하는 언어로 확장하며 사회에서 쉽게 들리지 않던 목소리들을 사진 속 이야기로 길어 올려왔다. 카메라를 처음 쥔 이들의 서툰 손길과 렌즈 너머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시선, 서로의 사진을 바라보며 나누는 공감은 ‘사진 잇다’ 현장의 핵심 풍경이었다.
그러나 2025년, 해마다 이어져 오던 공모사업들이 모두 중단되며 프로젝트는 처음으로 멈춤의 순간을 맞이했다. 이한나는 이 시간을 좌절이 아닌 성찰의 계기로 삼아 지난 10년을 되돌아보았고, 사진 잇다가 단순한 사업의 연속이 아니라 ‘관계의 역사’였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러한 성찰의 결과는 ‘사진잇다 프로젝트; 이한나 편(문화예술단체 10년 생존기)’라는 책과 이번 전시로 이어졌다. ‘편(篇)’이라는 명칭에는 한 작가의 기록을 넘어, 앞으로 또 다른 이름으로 계속 확장될 열린 프로젝트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전시는 10년의 시간을 담은 아카이브와 함께 ‘사진 잇다’ 구성원 두 명의 사진가 작업으로 구성된다. 그동안 교육 현장의 결과 전시에 집중하느라 개인 작업을 뒤로 미뤄왔던 이은미와 이한나 작가가 1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나란히 자신의 사진을 선보인다.
이은미 작가의 작업 ‘온’은 일상을 함께하는 이들과의 순간, 온기를 나누는 관계의 장면들을 담았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과 관계의 깊이가 사진 속에 고스란히 스며 있다. 이한나 작가의 ‘얼굴’은 프로젝트에서 만난 참여자들의 ‘뒷모습’을 담은 초상 작업으로, 카메라를 들고 세상을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에서 특정 개인을 넘어 ‘우리 모두의 얼굴’을 발견하게 한다.
이와 함께 공개되는 ‘사진 잇다 10년 아카이브’에는 사진교육 현장의 기록과 참여자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 그리고 그들이 남긴 이야기들이 함께 전시된다. 이는 사진이 말을 걸고, 사람이 응답하며, 그 응답이 다시 새로운 사진을 낳는 순환의 과정이자, 사람을 중심에 둔 예술 실천이 만들어낸 관계의 연대기다.
이한나 작가는 서문을 통해 “예술 교육이 당장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할지라도, 여러 기억으로 남아 삶의 응원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지닌 ‘연결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고, 한 예술가가 묵묵히 걸어온 관계의 시간을 함께 호흡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일·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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