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오프닝]
"최근 한국에서는 사람을 오래 알아가기보다 몇 가지 단서로 빠르게 판단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데요. 심지어 믿고 거른다는 뜻의 '믿거'라는 신조어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편견은 '생활의 공식'처럼 쓰이는 경우도 많은데요. 과연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이 가진 편견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또, 외국인들도 마치 공식처럼 여겨지는 편견들을 가지고 있을까요? 함께 확인해보시죠."
Q1. 한국의 편견들에 대한 생각
[네팔]
"저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성이나 대학 때문에 사람을 차별하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는데요. 그래서 이 사실들이 안 믿겨요."
[멕시코]
"멕시코에서는 한국처럼 겉모습이나 조건을 보고 판단하지 않아요. 성씨처럼 바꿀 수 없는 조건으로 피하지는 않죠. 같은 성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게 사람을 걸러내는 이유가 될 수는 없어요. 예를 들어서 어떤 로드리게스는 부자고, 어떤 로드리게스는 가난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멕시코에서는 딱히 중요하지 않아요. 많은 사람들은 누군가의 대학교를 보고 피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이 최고의 대학에 다닐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각자의 기회와 경제적 이유 때문에 격차가 생길 수도 있잖아요."
Q2. 본인 나라에도 비슷한 편견이 있나요?
[네팔]
"그럼요, 네팔에서는 카스트에 따라 사람들 간의 차이가 생겨요. 성에 따라 차별도 심하죠. '탈로자트'라고 불리는 성은 사람들이 피하는 경향이 있어요."
"단순히 사람들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성을 가지고 있으면 직업에도 제한이 생겨요. 특정 학교에 갈 수도 없고 하위 계급의 사람이 특정 음식을 만지면 상위 계급은 같은 음식을 만지지 않거나 심지어는 같은 곳에서 물까지 마시지 않으려고 해요. 엄청 심각한 문제예요."
[인도]
"인도 문화에서는 확실히 카스트 제도가 있는데요. 성씨, 출신, 가족, 피부색에 따라 엄격하게 평가받아요."
[스페인]
"스페인은 한국이랑 좀 다른 것 같은데요. 한국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인이더라고요. 근데 스페인에는 다양한 곳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조금 다르긴 하지만, 요즘 많은 무슬림 커뮤니티가 있기 때문에 최근 스페인에서는 무슬림 사람들을 좀 피하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런 문화를 좋아하지 않지만 어떤 사람들은 무슬림을 엄청 싫어하기도 해요. 그래서 그들이 누군가가 무슬림이라는 것을 보면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고, 피하는 경향이 있죠."
[러시아]
"네, 러시아에도 편견이 담긴 단어가 있는데요. 남자와 데이트를 하면서 음식만 즐기고 사람과는 어울리지 않거나 실제로 데이트를 하러 가지 않는 여성들을 일컫는 단어가 하나 있어요. 하지만 그게 일반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죠.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 정도? 러시아어로 '따렐'이라고 하고 번역하면 '접시 애호가'예요."
[멕시코]
"멕시코에서 가장 좋은 대학 중 하나에서는 공립 대학에 다닌다고 하면 좀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근데 제 생각에는 그렇게 사람을 거르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영국]
"영국에서는 사람들이 특정 인종에 대해 피하고 차별하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일종의 인종차별 같은 거죠.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요. 영국에는 많은 이민자들이 있고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영국에 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거나 그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민족 음식을 판매하는 슈퍼마켓 같은 곳에서도요."
[기자 리포팅-'레드 플래그']
"해외에서도 우리나라의 편견, 선입견 등과 비슷한 의미의 단어가 존재합니다. 좋지 않은 느낌, 또는 피해야 하는 사람에게서 느끼는 '위험 신호'를 '레드 플래그'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과연 세계 각국의 외국인들은 어떤 '레드 플래그'를 가지고 있을까요?"
Q3. 그들만의 '레드 플래그'
[멕시코]
"저는 얼굴이나 복장으로 판단해요. 예를 들어 펑크 스타일이나 어두운 스타일이거나 얼굴에 피어싱이 많고 진한 메이크업을 하고 있으면 피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냄새가 나는 사람도요."
[호주]
"좀 갖춰 입지 않은 사람이나 냄새가 나거나 심한 흡연자는 피하게 돼요."
[네팔]
"얼굴에 문신이 있는 사람을 보면 좀 무서워요. 무서운 사람 같아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은 좀 피하죠. 그리고 제 생각에는 비싼 가방을 드는 사람들은 돈 낭비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면 적은 돈으로도 가방을 살 수 있고 돈도 좀 절약할 수 있는데 굳이 비싼 가방을 들어서 돈을 낭비하는 것 같아요."
[스페인]
"스페인에서는 좀 다르다고 생각해요. 보통 어디서 공부하든지, 어디서 일하든지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거든요. 저는 그냥 사람을 판단할 때 미래에 목표가 있는지 없는지를 봐요."
"저는 전혀 상관 없어요. 무슨 상관이에요 그게."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남자친구를 만날 때 그들이 우리를 지원할 수 있는지예요. 우리가 페미니스트여도 상관하지 말아야 하고 우리가 미래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런 것들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 남자를 원해요."
[인도]
"저는 되도록이면 사람들을 피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특정 지역에서는 '남자' 자체를 피하게 돼요."
[네팔]
"저희가 둘 다 젊은 여성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일반적으로는 나이가 많은 남성을 주로 피하죠."
[인도]
"우리가 홍콩에 사는 소수자이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은데 사람들이 오히려 저희를 더 피해요."
[클로징]
"일부 사람들은 개개인이 가진 편견이나 선입견에 대해 빠른 판단과 만남의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어 본능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출신 지역, 이름, 종교 등 단편적인 부분이 과연 그 사람의 전부일까요? 아무리 바쁜 현대사회라지만 상대방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마저 없어진 풍토가 안타깝습니다. 조금 더 따뜻하고 열린 마음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르데스크 홍예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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