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지네딘 지단이 자신의 아들 뤼카 지단의 국가대표 클린시트 경기를 직접 봤다.
지난 25일(한국시간) 모로코 라바트의 몰레이 엘 하산 스타디움에서 2025 아프리카축구연맹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치른 알제리가 수단에 3-0 완승을 거뒀다.
알제리가 편안한 승리를 챙겼다. 이 경기에서 알제리는 전반 2분 만에 이샴 부다위의 환상적인 힐패스를 이어받은 주장 리야드 마레즈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왼발 슈팅을 가져가며 앞서나갔다. 수단은 쫓아가야 하는 시점에서 살라 아딜이 전반 39분 만에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사실상 추격의 동력을 잃어버렸다.
알제리는 후반 16분 모하메드 아무라의 절묘한 크로스를 마레즈가 잘 받아낸 뒤 깔끔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달아났다. 알제리는 후반 40분 이브라힘 마사의 추가골을 더해 3-0으로 승리하며 조별리그 첫 경기를 깔끔하게 마쳤다.
뤼카 지단도 탄탄한 활약을 펼쳤다. 마레즈가 선제골을 넣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단의 역습을 수비가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며 알제리에 위기가 찾아왔다. 야세르 아와드가 1대1 기회를 잡았는데, 뤼카 지단이 적절한 타이밍에 나와 각도를 좁힌 뒤 아와드가 오른쪽으로 공을 치자 넘어지면서 공을 건드려 수단의 공격을 무위로 만들었다.
이번 경기는 뤼카 지단이 알제리에서 치른 첫 메이저 대회 경기였다. 뤼카 지단은 올해 프랑스에서 알제리로 귀화한 뒤 10월 A매치 우간다와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 당시에는 2-1로 승리는 거뒀지만 무실점에는 실패했다. 이번에는 네이션스컵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서 곧바로 클린시트 승리를 거두며 자신의 첫 메이저 대회 경기를 훌륭하게 마무리했다.
이 경기는 뤼카 지단의 아버지 지네딘 지단이 아들을 보기 위해 관중석에 있었다. 지네딘 지단이 경기장 전광판에 잡힐 때마다 관중들을 열렬한 환호를 보내며 슈퍼스타를 환영했다.
뤼카 지단이 알제리를 선택한 건 할아버지 때문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알제리를 생각하면 할아버지가 떠오른다. 우리 가족은 어린 시절부터 알제리 문화를 접하며 자랐다”라며 “알제리 국가대표팀 경기에 출전하기 전에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할아버지는 이번 결정에 대해 매우 기뻐했다”라고 전했다.
뤼카 지단은 아버지 지네딘 지단의 지지에도 감사를 전했다. “아버지는 내게 ‘이건 네 선택이다. 내가 조언을 해줄 수는 있지만, 최종 결정은 네 몫’이라고 말했다”라며 “알제리 감독님과 협회장님께서 내게 연락을 준 순간부터, 나는 알제리를 대표해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가족들과도 이야기를 나눴고, 모두가 기뻐해줬다”라며 알제리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내게는 알제리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할아버지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라며 “다음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은 할아버지의 것이 될 것”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뤼카 지단은 레알마드리드 유소년 팀에서 성장했으나 아버지 지네딘 지단처럼 레알 주전이 되지는 못했다. 2020년대 들어서는 라요바예카노, 에이바르를 거쳐 그라나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433'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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