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전세윤 작가] ‘추상적’이라는 것에 대해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전시를 보며 재회하게 되었다. ‘초현실주의적이다.’라는 말에 대한 오해만 이야기하게 될 줄 알았는데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
‘추상성’은 무엇이며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명히 논하여 놓을 터이니 이 글을 보는 분들은 오해에서 벗어나시길 바란다.
추상성은 어떠한 개념이 서로 다른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대상으로부터 공통되는 속성을 추출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특성을 의미한다. abstraction이라는 영어 단어를 떠올리면 그 성질을 이해하기 쉬운데, 공통된 무언가를 추출한다(abstract)는 것이다.
사전적 정의로 국어사전에서의 추상은
1. 실제로나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성질. 또는 그런 경향.
2. 언어에서, 어떠한 개념이 서로 다른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대상으로부터 공통되는 속성을 추출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특성. 예를 들어 ‘나무’라는 개념이 소나무, 잣나무 따위의 수많은 종류의 나무로부터 공통되는 속성을 추출하여 형성되는 것 따위이다.
자, 지금부터 집중. 추상성이 작동하는 원리를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미술은 개념이다. 즉 명확하게 한정된 사물의 물리적인 유형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언어적)
1. 세계는 체계적이고 균형을 이루고 있다. – 논리 ,언어 ,합리성
2. 국가의 의식 - 신, 1인칭 - 왕, 헌법, 법
3. 예술가는 무의식의 공간을 가시화, 물질화, 존재의 영역으로 떠오르게 하는 일. 대상을 만들어주는 일을 한다.
4. 비평가(탁월한 관객), 철학자, 문인 - 언어화, 의식화, 개념화
이렇게 4가지 조건이 존재한다. 1을 기반으로 2들이 공유하고, 3과 4가 그 안에서 추상성을 생성한다.
예술가는 비언어적 대상을 생산하는 일에 종사한다. - 바깥에 대한 것
예술가가 하는 것은 분석(쪼개는 것)과 해석(풀어내는 것)은 대상을 생산하는 일이다. (아직 결과X, 열거하는 것 - 분석과 해석) 왜? 예술가들은 자기가 만들어 놓고 뭔지 자세히 모른다. (몰라야 정상이다.)
분석과 해석을 하는 일과는 다르다. - 언어화, 의미화, 이해
분석과 해석하고 가시화, 형태로 바꿔서 알 수 없는 것으로 바꾼다.
분석과 해석을 언어화, 의미화, 이해를 하는 것은 비평가가 하는 것이다.
그렇게 미술 생태계 시스템이 순환한다. (그렇게 배웠는데 이게 가장 맞는 것 같다.)
현대 미술에서 많이 겪게 되는 느낌들은 -20세기 현대 미술 자체가 익히 알고들 있는 것에서 벗어나는 걸 좋아한다는 것이다. 100년 동안 예술이라는 것이 추상이 된다.
Abstraction - straction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사전적 정의로 줄어드는 속성이 있다. 작아지는 것, 강제로 줄어드는 것.
사전적 정의를 영어사전을 직역해서 다시 한번 보자.
[추상]
1.굉장히 작은 것에 세상을 압축해 놓은 것
2.아주 단순한 주제나 형태에 광범위한 것을 단면적으로 압축시켜 놓은 것
추상이라는 것은 왜 나왔을까? 미술에서 기본적으로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나 기분, 이야기들을 설명할 길이 없어서 나온 것이다. 그래서 감정이나 기분, 이야기들을 가져다 압축시켜 보면서 연상시키는 것이다.
작가는 대상을 쪼개서 나의 언어화를 하고, 관객들은 작가에 대한 사전 지식 등으로 해석한다. 이 두 가지 사이에 추상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비평가는 탁월한 관객으로 간주한다.
내가 이 작동 원리에 끄덕이게 된 이유는 첫 문화매거진과의 인연이었던 인터뷰와 연결된다. 관객은 오해할 수밖에 없다. 나 자신이 나를 가장 모르기도 하듯이. 나의 작업도 그렇다. 그래서 탁월한 관객, 비평가가 존재하며 예술 생태계가 순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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