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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삼성패션연구소가 2026년 패션 시장을 관통할 핵심 키워드로 WILLOW(수기응변)를 제시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24일 발표한 2026년 패션 시장 전망 자료를 통해, 불확실성이 상시화된 환경 속에서 유연한 대응력이 패션 산업의 주요 경쟁 요소로 부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WILLOW는 버드나무의 유연함에서 착안한 개념으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연구소는 2026년 패션 시장을 ▲W(Warm Growth Potential·성장 여력이 남아 있는 시장) ▲I(Integral Market·작은 브랜드의 영향력 확대) ▲L(Light and Agile with AI·AI 기반 운영 혁신) ▲L(Lavish on Experience·경험 중심 소비) ▲O(Officewear Onward·진화하는 오피스웨어) ▲W(Widen the Possibilities·대담한 전략) 등 여섯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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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고물가와 소비 위축 기조 속에서도 패션 시장은 제한적인 성장 가능성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최근 조사에서 20대를 중심으로 패션 관심도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5년 하반기 이후 소비 심리 회복 흐름이 이어질 경우 패션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2026년 패션 시장 성장률은 2%대 수준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브랜드 규모와 관계없이 개별 취향과 가치에 부합하는 ‘작은 브랜드’들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들이 브랜드 인지도보다 내러티브와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하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온라인 중심의 신규 브랜드들이 시장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I 활용 역시 주요 변화 요인으로 꼽혔다. 연구소는 2026년을 생성형 AI 활용이 일상화되는 시점으로 보고, 상품 기획과 운영 효율화는 물론 소비자의 쇼핑 방식에도 구조적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AI 추천과 콘텐츠 기반의 ‘발견 중심 쇼핑’이 확산되면서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험 소비 확대도 주목할 흐름으로 제시됐다. 삼성패션연구소는 AI 기술 발전과 함께 오프라인 경험과 실제 공간에 대한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보다 체험과 경험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근무 환경 변화에 따라 오피스웨어 역시 실용성과 개성을 겸비한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 적응형 소재, 활용 범위가 넓은 디자인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요소가 오피스웨어 전반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기업과 브랜드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은 이미 뉴노멀이 되었으며, 내년 패션 시장 역시 도전적인 환경이 예상된다”면서 “2026년은 다른 어느때보다 유연하게 시장에 대처하는 능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