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환의 스포츠인사이트] 2025년 체육계는 ‘온고지신’의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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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환의 스포츠인사이트] 2025년 체육계는 ‘온고지신’의 해였다

한스경제 2025-12-26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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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구 부곡초등학교에서 열린 3~4학년 가을운동회에서 3학년 학생들이 게임을 위해 달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부평구 부곡초등학교에서 열린 3~4학년 가을운동회에서 3학년 학생들이 게임을 위해 달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한스경제=김성진 기자 | 2025년 체육계는 ‘문제가 없었던 해’가 아니라, 문제를 더 이상 덮을 수 없었던 해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수면 위로 드러난 여러 사례는 한국 체육이 여전히 성과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변화하지 않으면 지속될 수 없다는 경고이기도 했다.

엘리트 체육 현장에서는 선수 인권과 지도 체계에 대한 논란이 반복됐다. 일부 종목에서는 훈련 방식과 지도자 권한을 둘러싼 갈등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이는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특히 국제대회를 앞두고 성적 압박이 극대화될수록 선수의 권리와 안전은 뒷순위로 밀리는 현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대한체육회가 강조해 온 ‘인권 중심 체육’이 현장에 제대로 안착했는지에 대한 질문도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프로스포츠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2025시즌 K리그에서는 스타 선수 이탈과 구단 재정 격차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단기 성적에 의존한 운영, 지역 밀착 전략의 부재는 팬 이탈로 이어졌다. 일부 구단은 홈경기 관중 감소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반면 지역 연계 프로그램과 유소년 시스템에 꾸준히 투자해 온 구단들은 성적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팬층을 유지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생활체육과 유소년 스포츠 분야에서는 다른 흐름이 관측됐다. 전국 곳곳에서 열린 유소년 축구·농구·배드민턴 대회들은 승패보다 ‘참여 경험’과 ‘안전한 환경’을 전면에 내세웠다. 메달 수보다 아이들의 만족도와 학부모 신뢰를 기준으로 대회를 설계하려는 시도는 체육의 역할을 다시 정의하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이는 체육이 엘리트 선발의 도구가 아닌, 삶의 일부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2025년 체육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변화는 ‘속도에 대한 인식’이었다. 빠른 성과를 향한 질주는 곳곳에서 한계를 드러냈고, 대신 느리더라도 지속 가능한 체육 구조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했다. 이는 제도 하나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체육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다.

체육은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다. 선수 한 명, 팬 한 명, 지역 공동체 하나가 존중받지 못하면 그 성과는 오래가지 못한다. 2025년은 한국 체육이 그 사실을 다시 배우기 시작한 해였다. 중요한 것은 이제 이 인식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그 성패가 향후 한국 체육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문성환 SH스포츠에이전시 대표, KBS스포츠예술과학원 교수
문성환 SH스포츠에이전시 대표, KBS스포츠예술과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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