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엽 OCI파워 대표 “'中 잠식' 태양광 인버터…국산화 의무 생존 문제”[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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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엽 OCI파워 대표 “'中 잠식' 태양광 인버터…국산화 의무 생존 문제”[인터뷰]

이데일리 2025-12-26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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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내에 진출한 중국 태양광 인버터업체는 당장 돈을 벌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 중국에서 과잉 생산된 제품의 가격을 후려쳐서 재고를 털고, 한국시장에서 치킨게임을 유도하기 위해 뛰어든 것입니다. 결국 우리 기업들이 (만성적자로 인해) 다 빠지고 인터버 독점 시장 구조를 만든 이후엔 교체(리플레이스먼트) 가격을 확 올리면 우리 정부에서도 손 쓸 방법이 없습니다.”

김성엽 OCI파워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중구 소공로 OCI빌딩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대로 가면 ‘소버린(주권형) 인버터’는 고사하고, 태양광 밸류체인을 중국에게 모조리 잠식당할 수 있다”며 섬뜩한 경고를 했다. 최근 정부가 태양광발전 설비 핵심부품인 인버터 장치 국산화를 선언했지만, 적기에 국산화 부품 의무화 등과 같은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소 부품업체는 물론 얼마 남지 않은 국내 태양광업체들도 버터기 어렵다는 얘기다.

김성엽 OCI파워 대표가 지난 23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중국산에 맞서 센트럴인버터 자체 생산

최근 정부는 중국산에 밀려 태양광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특단의 조치를 마련했다. 중국산 인버터가 소위 ‘택(tag)갈이’를 통해 국내 부품으로 둔갑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공공입찰 과정에서 국산 부품 사용률이 높을 경우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다만 이같은 조치는 단순히 권고 수준에 그치는데다 기술력이나 가격 경쟁력 등 무너진 국내 태양광 생태계 사슬을 감안하면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는 “규모의 경제, 인건비, 낮은 단가 등을 앞세운 중국산 인버터 가격을 국내에선 동남아 등에서 생산한다고 해도 도저히 대응할 수 없다”면서 “정부에서 늦게라도 대책을 마련했지만 법적으로 공공프로젝트에 한정해서라도 국산 인버터 사용을 의무화하고 지원을 대폭 늘릴 수 있도록 실효적인 방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 사업은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생산을 시작으로 잉곳→ 웨이퍼→ 셀→ 모듈→ 인버터로 이어진다. 이미 국내 공급망은 값싼 중국산 제품에 밀려 웨이퍼, 셀, 모듈 단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태양광 발전 시스템의 사실상 두뇌·심장 역할을 하는 인버터 역시도 중국산 점유율이 90%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OCI파워는 특화된 기술력을 갖추고 중국이 주력하는 스트링(소형) 인버터가 아닌 센트럴(대형) 인버터를 뚝심 있게 자체 생산하며 고군분투 중이다.

김 대표는 “센트럴 인버터를 한국전력계통 특성에 맞춘 계통연계 기준을 충족하고, 국내 연구개발(R&D)과 생산 자원 보유로 신속한 기술 대응, 국내 서비스 인력으로 유지보수 측면등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공생 관계에 있는 중소업체들과 공동 대응해 인버터 시장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중국산 인버터의 백도어(비인가 접근) 또는 데이터 해외 송출 등 보안 문제 관련해선 “원격서버에 국내 전력 생산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송출하거나, 제조사·운영자가 명시되지 않은 통신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전력망 관리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각 기업의 내부 보안 아키텍처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철저하게 강화된 보안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미국향 제품 매출 기대…엣지데이터센터 연계한 솔루션도

OCI파워는 내년 국내 시장을 넘어 미국 시장 진출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센트럴 인버터 사업 부문에서 10여 년 전 미국에서 수행한 대규모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유지보수 사업과 함께 하반기엔 미국향 신제품 판매를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과거 2010년대 초기에 미국 텍사스주에서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할 때 센트럴 인버터를 1기가 규모 용량으로 깔았는데 유지보수 시기가 도래해 세일즈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내년 미국 안전시험기관(UL) 인증을 받으면 하반기부터는 미국향 신제품에 대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OCI 파워는 2012년 국내 최초로 센트럴 태양광 인버터를 시장에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센트럴 인버터, PCS, 파워스택 등 핵심 전력변환장치 분야에서 국내 기업으로는 사실상 유일하게 기술과 사업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내년에는 미래 먹거리인 신사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중앙 집중형 발전이 아닌 데이터센터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저장·제어하는 분산형 재생에너지 모델인 엣지(Edge) 데이터센터와 연계한 발전을 미래 비지니스로 보고 관련 통합 솔루션을 준비 중에 있다”며 “도심과 캠퍼스 환경, 공공기관 등에서는 건물일체형태양광 모듈(BIPV)를 중요한 성장축으로 보고 공급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엽 OCI파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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