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한 레드 체크부터 미니멀한 화이트 루미너스까지 K-스타들이 제안하는 홀리데이 스타일링은 계절의 낭만과 개인의 실루엣 전략을 영리하게 교차시킨다. 이번 시즌 K-패션의 핵심은 단순히 화려함을 쫓는 것이 아니라 소재의 질감과 구조적인 실루엣을 통해 시각적 온도를 높이는 데 있으며, 이는 한그루, 황미나, 전소미, 류화영, 쥴리, 이채연 등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주체들에 의해 다채롭게 변주된다. 크리스마스트리와 조명 등 화려한 배경 속에서도 인물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이들의 선택은 연말 모임을 위한 완벽한 스타일 가이드가 되어준다.
배우 한그루가 선보인 홀리데이 룩은 도시적인 세련미와 클래식한 아우터의 조화가 돋보이는 콰이어트 럭셔리의 표본이다. 바닥까지 유려하게 떨어지는 블랙 롱 코트는 수직적인 실루엣을 강조하여 체형을 더 길고 슬림하게 연출하며, 내부에 매치한 아이보리 톤의 시어링 머플러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블랙 룩에 부드러운 입체감을 더한다. 하이라이즈 데님 팬츠를 믹스매치하여 격식과 편안함의 균형을 맞춘 점은 일상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세련된 브랜딩 전략으로 읽힌다. 실내 조명 아래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코트의 울 소재감은 고급스러운 무드를 완성하는 결정적 요소다.
기상캐스터 출신 황미나의 스타일링은 야외 설경과 대비되는 블랙의 관능미를 극대화한다. 과감한 슬릿 디테일이 가미된 보디콘 드레스는 다리 라인을 노출함과 동시에 긴장감 있는 실루엣을 형성하며, 그 위에 걸친 퍼 텍스처 아우터는 보온성과 시각적인 볼륨감을 동시에 확보한다. 특히 어깨 라인을 따라 흐르는 아우터의 질감은 눈 내리는 배경과 어우러져 드라마틱한 무드를 자아내는데, 이는 홀리데이 시즌에만 허용되는 화려한 소재의 승리라 할 수 있다. 직각 어깨 라인을 강조하면서 하단으로 갈수록 퍼지는 실루엣은 우아한 여성미를 투영한다.
전소미는 오프숄더 니트와 산타 모자를 활용해 ‘Y2K 감성’이 섞인 러블리한 홀리데이 스타일을 구축한다. 쇄골 라인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화이트 컬러의 오프숄더 톱은 얼굴 주변에 반사판 효과를 주어 피부톤을 더욱 맑게 보이게 하며, 풍성한 퍼 트리밍이 더해진 모자는 계절감을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핵심 액세서리다. 부드러운 니트 소재와 대비되는 금발의 헤어 스타일링은 그 자체로 액세서리 역할을 수행하며 따뜻하고 포근한 ‘코지 시크’ 무드를 완성한다. 이는 소셜 미디어 기반의 이미지 전략에서 가장 효과적인 가독성을 확보하는 코디네이션이다.
류화영의 스타일링은 화이트 톤온톤 매치로 완성된 윈터 럭셔리의 정수를 보여준다. 몽글몽글한 질감의 퍼 자켓과 미니스커트 그리고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싸이하이 부츠의 조합은 다리 라인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압도적인 비율을 선사한다. 특히 부츠와 스커트 사이의 적절한 간격은 체형 보정 효과를 유도하며, 자켓의 볼륨감 있는 실루엣은 하체를 더욱 가늘어 보이게 만드는 착시 효과를 준다. 실버 톤의 체인 백을 매치해 쿨한 톤을 유지한 감각은 대형 트리의 따뜻한 조명과 대비되어 세련된 도시 여성의 이미지를 확고히 한다.
키오프 쥴리는 보헤미안 무드가 가미된 오프숄더 스타일로 자유분방한 홀리데이 룩을 제안한다. 루즈한 핏의 화이트 톱에 스웨이드 질감의 브라운 ティアード(tiered) 스커트를 매치하고 빈티지한 버클 벨트로 허리 라인을 잡아준 점이 인상적이다. 스커트의 풍성한 주름은 동적인 매력을 더하며 어깨 라인을 시원하게 드러내 시선을 상체로 집중시킨다. 이는 전형적인 레드-그린 컬러 조합에서 벗어나 얼시(Earthy) 톤을 활용한 영리한 시즌 스타일링으로 브라운과 화이트의 조합이 주는 편안하면서도 유니크한 감성이 돋보이도록 한다.
이채연은 연말 무드의 상징인 타탄 체크 패턴을 모던한 셋업으로 재해석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레드와 블랙이 교차하는 체크 패턴의 크롭 자켓과 미니스커트는 경쾌하면서도 정돈된 실루엣을 완성하며, 허리 라인에 더해진 와이드한 벨트는 룩의 중심을 잡아주는 구조적인 포인트를 제공한다. 넥 라인을 감싸는 타이 디테일은 클래식한 프레피 룩의 요소를 차용하면서도 전체적인 실루엣을 날렵하게 마무리한다. 체크 패턴의 크기를 조절해 시각적 피로도를 줄이고 라인감을 살린 점은 고난도의 패턴 플레이를 완벽히 소화한 사례다.
이처럼 K-스타들의 홀리데이 스타일링은 각자의 이미지 전략에 맞춰 소재와 실루엣을 정교하게 제어하고 있다. 퍼와 니트 등 부드러운 텍스처는 계절의 따뜻함을 전달하고, 오프숄더와 슬릿 등 구조적인 노출은 자칫 둔해질 수 있는 겨울 패션에 날카로운 세련미를 부여한다. 이번 시즌 트렌드는 명확한 컬러 대비보다는 소재의 질감 차이를 활용한 입체적인 코디네이션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연말의 화려한 배경 속에서 인물을 패션의 주체로 우뚝 세우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된다. 각자의 개성이 반영된 6인 6색의 스타일은 다가오는 새 시즌의 패션 전략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Copyright ⓒ 스타패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