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선수들이 23일 한국전력과 원정경기서 2-3으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삼성화재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사령탑 교체라는 승부수에 기대기보다, 무너진 수비 밸런스를 되찾는 것이 먼저다.
김상우 감독(52)은 삼성화재의 최근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19일 자진 사임했다. 구단은 고준용 수석코치(36)에게 감독대행을 맡겼다. 하지만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삼성화재는 김 감독 사임 전까지 지난달 12일 대한항공전부터 이달 18일 KB손해보험전까지 10연패에 빠졌다.
고 대행 체제 첫 경기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23일 한국전력전서도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2-3으로 져 연패 기록은 11경기로 늘었다. 팀 최다 기록인 2020~2021시즌 8연패는 넘은 지 오래다. 현재 성적은 2승15패(승점 8)의 남자부 최하위(7위)다. 6위 우리카드(6승11패·승점 19)와 격차도 크다.
삼성화재는 팀 득점이 1367로, 리그 최하위다. 표면적으로 보면 공격력이 가장 큰 문제처럼 보인다. 그러나 수치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득점 자체는 6위 한국전력(1387)과 큰 차이가 없고, 오픈 공격 성공률은 37.92%로 리그 5위에 해당한다.
팀 내 최다득점자 주포 미힐 아히(네덜란드)는 17경기에서 193득점, 성공률 37.82%를 기록하며 고군분투 중이다. 토스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어느 각도에서든 강타를 꽂아넣는 아히의 공격력은 분명 매섭다.
문제는 수비다. 삼성화재의 수비 지표는 리그 최하위다. 디그 성공 621개, 리시브 성공 457개로 모두 가장 낮다. 상대 공격을 걷어내지 못하고, 리시브가 흔들리다 보니 세터의 선택지는 급격히 줄어든다. 큰 기대를 받고 이번 시즌 합류한 세터 알시딥 싱 도산(호주·등록명 도산지)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주지 못하는 이유다. 자연스럽게 공격 패턴은 단조로워진다.
이런 흐름 속에서 외국인 감독 선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치용 감독이 2015년 물러난 이후 삼성화재는 줄곧 국내 출신 지도자에게 팀을 맡겨왔다. 그러나 감독 교체 자체가 해법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 삼성화재는 26일 대전충무체육관서 OK저축은행과 홈경기를 치른다. 감독 교체 효과에만 기대기보다, 수비에서부터 기본을 다시 쌓아 올려야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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