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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IT 부문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진은숙 ICT담당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고 밝혔다.
진 사장은 지난 3월 현대차 최초의 여성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이번 인사를 통해 현대차 창사 이래 첫 여성 사장에 올랐다. 그룹 전체로 보면 여성 사장은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과 김정아 이노션 사장에 이어 진 사장까지 3명으로 늘었다.
이번 인사는 현대차그룹이 SDV 중심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한 이후 단행됐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ICT 사업부는 차량 개발부터 운행까지 전 과정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관리해 소프트웨어 기능과 서비스를 구현하는 조직으로 SDV 전략을 떠받친다.
NHN 최고기술책임자 출신인 진 사장은 2022년 현대차그룹 ICT본부장으로 합류한 이후 글로벌 원 앱 통합과 차세대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 등 주요 IT 혁신 과제를 주도해 왔다.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 등 핵심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췄으며, 개발자 중심 조직 문화 정착과 그룹 IT 생태계 혁신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진 사장은 그룹 IT 시스템과 인프라 전반의 개발·운영 역량을 고도화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미래 그룹 IT 전략 수립과 실행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인사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인사 기조를 재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SDV 기업 전환에 힘을 싣는 동시에 고위직 인선에서 성별의 벽을 허물고 성과와 전문성을 중시하는 경영 철학을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다.
과거 현대차는 제조업 기반 기업이라는 특성상 남성 중심의 리더십 구조가 강했지만, 진 사장의 승진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넘어 혁신을 꾀했다는 평가다.
실제 정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국적, 성별, 학력, 나이와 관계없이 실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의 여성 관리자 비율은 2022년 9.1%에서 지난해 11.7%로 높아졌으며, 2030년까지 국내 사업장의 여성 관리자 비율을 15%, 해외 사업장은 27%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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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DV 혁신 의지는 현대오토에버 대표 교체에서도 드러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개발자 출신인 류석문 전무를 현대오토에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인사·감사 분야를 거친 조직관리 전문가였던 김윤구 전 대표와는 결이 다른 선택이다.
현대오토에버는 그룹 내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 SDV 전환을 위한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이번 대표 교체 역시 SDV 전환 국면에서 기술 주도권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소프트웨어·IT 부문에서 기술과 개발 역량을 갖춘 리더를 전면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라며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기술 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그룹 차원의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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