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다가오면 식탁 위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음식이 있다. 생일이 아니어도,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케이크는 연말 모임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필수템이다.
문제는 늘 비슷하다. 즐겁게 나눠 먹고 나면 케이크가 애매하게 남는다. 그대로 두자니 상할 것 같고, 냉장고에 넣자니 맛이 떨어질까 걱정된다. 남은 케이크를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다음 날의 맛과 식감은 완전히 달라진다.
케이크 보관의 핵심은 수분과 냄새 차단이다. 케이크는 수분이 많은 디저트라 쉽게 마르고, 동시에 냉장고 안의 음식 냄새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강하다. 단순히 케이크 상자째 냉장고에 넣는 방식은 가장 흔하지만, 가장 실패하기 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종이 상자는 냄새와 수분을 막아주지 못해 케이크가 금세 퍽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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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 보관이 필요한 케이크라면, 먼저 케이크를 조각별로 나누는 것이 좋다. 한 덩어리로 보관하면 자를 때마다 공기와 접촉하면서 전체가 빠르게 마른다. 조각별로 자른 뒤 랩으로 단단히 감싸는 것이 기본이다. 이때 랩은 케이크 표면에 밀착시키듯 감싸야 크림이 마르지 않는다. 랩으로 한 번 감싼 뒤 밀폐용기에 넣으면 냄새 흡수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생크림 케이크는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한다. 다만 냉장고 안에서도 위치가 중요하다. 문 쪽은 온도 변화가 잦아 크림이 쉽게 무너질 수 있다. 가능한 한 냉장고 안쪽, 온도가 일정한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이렇게 보관하면 생크림 케이크는 이틀 정도까지 비교적 신선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 이후에는 크림의 질감이 무너지고 수분이 빠지면서 맛이 급격히 떨어진다.
치즈케이크나 무스 케이크처럼 밀도가 높은 케이크는 조금 더 보관이 수월하다. 이 역시 랩과 밀폐용기를 활용해 냉장 보관하는 것이 기본이다. 치즈케이크는 냉장 보관 시 삼 일에서 사 일 정도까지도 맛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표면이 갈라지거나 냄새가 배기 쉬우므로, 랩을 느슨하게 감싸는 것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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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를 오래 두고 먹을 계획이라면 냉동 보관도 선택지가 된다. 냉동이 가능한 케이크는 크림이 버터크림이거나 시트가 중심인 케이크다. 생크림 케이크도 냉동은 가능하지만, 해동 과정에서 크림이 분리되거나 질감이 거칠어질 수 있다. 냉동할 때는 조각별로 랩을 여러 겹 감싼 뒤 냉동용 지퍼백이나 밀폐용기에 넣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냉동실 냄새가 배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냉동 케이크를 먹을 때는 해동 방법이 중요하다. 실온에 바로 꺼내두기보다는 냉장고에서 천천히 해동하는 것이 식감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완전히 녹기 전에 살짝 차가운 상태로 먹으면 아이스크림 케이크처럼 즐길 수도 있다. 다만 한 번 해동한 케이크를 다시 냉동하는 것은 추천되지 않는다.
보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태 확인이다. 케이크 표면에 물기가 생기거나 크림 색이 변했다면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냄새가 평소와 다르거나 신맛이 느껴질 때도 마찬가지다. 연말이라고 해서 남은 케이크를 무리하게 먹을 필요는 없다.
연말 모임이 잦아질수록 케이크를 남기는 일도 흔해진다. 조금만 신경 써서 보관하면 다음 날 아침에도, 며칠 뒤의 티타임에도 만족스러운 맛을 즐길 수 있다. 케이크는 사는 순간보다 남았을 때 관리가 더 중요하다. 연말의 달콤함을 끝까지 지키고 싶다면, 냉장고 문을 열기 전 보관 방법부터 떠올려보는 습관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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