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연말 케이크 시장 대목을 맞은 유통가가 양극단의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급호텔은 고가의 한정판 케이크를 내놓았고, 편의점은 1만원 이하의 미니 케이크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동일한 상품군에서 가격 차이가 무려 100배에 달한다.
현재까지 출시한 연말 케이크 중 최고가는 서울 신라호텔의 ‘더 파이니스트 럭셔리’(The Finest Luxury) 제품이다. 제철 송로버섯(트러플)이 들어간 이 케이크의 가격은 50만원에 달해 신라호텔에서 출시한 케이크 중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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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트러플보다 3~4배 비싼 화이트 트러플을 사용했다. 프랑스 최고급 디저트 와인인 샤토 디켐도 넣었다. 전량 수작업으로 제작돼 완성까지 7일이 걸린다는 게 호텔 측의 설명이다. 하루 최대 판매량은 3개. 늘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예약 물량은 조기 동난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38만원짜리 케이크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35만원짜리 시그니처 케이크를 50개 한정으로 내놨다. 스타벅스가 조선호텔과 협업해 한정판으로 출시한 조선델리 노엘 트리 케이크(9만 9000원 대)도 품절이다. 지난달 13일 온라인 사전 예약을 시작한 지 20분 만에 모두 팔렸다. 호텔업계는 케이크를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라 ‘연말 경험 소비’를 노린 전략 상품으로 보고 있다. 희소성 덕분에 선물 수요도 크다.
반면 편의점 업계는 1~2인 가구와 실속 소비층을 겨냥해 가격 장벽을 최대한 낮췄다. GS25는 4900원짜리 미니 케이크를 출시했다. 120g 소용량이다. 혼자 또는 둘이 즐기기에 적당하다. 예약 부담이 없고, 접근성이 강점이다.
신세계푸드는 전국 이마트 내 베이커리 매장 블랑제리와 E베이커리에서 9980원짜리 ‘홀리데이 떠먹는 케이크’ 4종을 선보였다. 연말 가성비 미니 케이크를 찾는 고객이 많아지는 추세를 고려해, 지난해 1종이었던 9980원대 미니 케이크를 올해 5종으로 확대했다.
SPC배스킨라빈스는 대형 케이크가 부담스러운 소비자를 위해 1만 5000원대의 ‘쁘띠 케이크’를 내놨다. 파리바게뜨도 올해 ‘안녕! 스노우맨 미니’와 ‘안녕 루돌프 미니’ 케이크를 1만5000원에 선보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호텔 베이커리를 주로 찾는 소비자층은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이 크지 않다”며 “싸지도 않고 특별하지도 않은 상품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실제 3만~4만원대 일반 케이크의 매출은 정체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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