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유진 기자 | KB자산운용에서 ETF 부문을 총괄해오던 핵심 인력인 ETF운용본부장이 퇴사를 앞두고 있어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B자산운용이 올해만 두 차례 ETF 조직 개편을 단행한 가운데, ETF 시장 내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인력 이탈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노아름 KB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이달 말까지 근무한 뒤 회사를 떠난다. 이후에는 IBK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유한책임사원(LP) 업무를 맡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KB자산운용은 올해 초 ETF사업본부를 두고 운용 전략과 상품 개발, 마케팅을 한 곳에 모은 구조로 개편했고, 이 과정에서 노 본부장은 ETF사업본부장으로 승진해 ETF 사업 전반을 총괄했다.
그러나 지난달 회사는 ETF 조직을 다시 개편해 ETF사업본부를 ETF운용본부와 ETF상품마케팅본부로 이원화했다. 이에 따라 노 본부장은 ETF운용본부장을 맡게 됐고, 상품 출시와 마케팅 기능은 육동휘 신임 ETF상품마케팅본부장이 담당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조직을 합쳤다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운용과 마케팅 부문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주요 인력의 재배치를 넘어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한 이 같은 인력 이탈의 배경에는 KB자산운용의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ETF 시장 내 점유율 확대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9.1% 증가한 987억5063만원을 기록하며, 자산운용업계 영업이익 1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ETF 부문에서는 경쟁사 대비 존재감이 약화되고 있다. KB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AUM)은 전날 기준 21조1427억 원으로, 시장 점유율 7.12%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점유율 8.69%)에 이어 업계 4위다.
연초 대비 KB운용의 순자산 규모는 7조9258억 원 늘었지만, 한투운용은 12조8359억 원 증가하며 격차가 벌어졌다. KB운용은 지난해 말 10년 만에 업계 3위를 한투운용에 내준 상황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운용과 마케팅 기능을 분리해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ETF 비즈니스 전반의 실행력과 시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개편이었다"며 “향후 급변하는 ETF 시장 환경 속에서 역할을 명확히 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해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실행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ETF운용본부장 선임 관련해선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