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용종이 보인다”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깜짝 놀란다. ‘혹시 암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가장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진들은 이럴 때일수록 지나친 불안보다는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발견되는 대장용종은 생각보다 흔하다.
특히 40대 이후부터 발견 빈도가 점점 높아진다.
대장은 소장에서 이어지는 소화기관의 마지막 부분으로, 이곳 점막이 혹처럼 튀어나온 상태를 ‘용종’이라고 부른다.
가족력이나 유전적 요인, 식습관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뚜렷한 단일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대장용종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용종은 종류에 따라 성격이 다르며, 이 가운데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선종성 용종’이다.
선종성 용종은 시간이 지나면 대장암으로 진행할 수 있어 발견 즉시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이 역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작은 선종이 암으로 발전하기까지는 평균 5년에서 10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대장내시경 중 발견해 바로 제거하면 대장암 예방 효과가 매우 크다.
실제로 대장내시경은 대장암을 예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검사로 꼽힌다.
내시경을 통해 용종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발견 즉시 제거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용종의 크기가 5㎜ 미만인 경우에는 간단한 방법으로 제거할 수 있고, 5㎜ 이상일 경우에는 올가미 모양의 기구를 이용해 절제한다. 시술 자체는 비교적 안전하게 이루어진다.
제거된 용종은 조직검사를 통해 어떤 종류인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 이후 추적검사 시점도 달라진다.
위험도가 낮고 완전히 제거된 경우에는 보통 3~5년 뒤 재검사를 권장하지만, 용종의 크기가 크거나 여러 개 발견된 경우에는 더 짧은 주기로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대장내시경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시술 자체보다 검사 전 장을 비우는 과정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알약 형태 등 다양한 장 정결제가 도입되면서 부담이 크게 줄었다.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다만 안전한 시술을 위해 검사 전 복용 중인 약물은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특히 아스피린이나 항혈소판제, 항응고제 등을 복용하고 있다면 시술 전 일정 기간 약을 중단해야 할 수 있어 사전 상담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에서는 50세 이상 성인의 경우 5~10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40대 이하에서도 용종이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가족력이 있거나 불규칙한 식습관, 음주나 흡연 습관이 있는 경우에는 더 이른 나이에 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문정락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장용종은 조기에 발견해 제거하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라며 “기름진 음식보다는 채소와 과일, 통곡물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고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용종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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