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빅토 독점 구조 흔들까'…효능·부작용 앞세운 셀비온, 5400억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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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빅토 독점 구조 흔들까'…효능·부작용 앞세운 셀비온, 5400억 정조준

이데일리 2025-12-24 08:21: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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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5400억원. 말기 전립선암 국내 치료 시장 추정 규모다. 치료 선택지가 제한된 말기 전립선암에서 셀비온(308430)의 방사성 치료제 강력한 선택지로 부상했다.



23일 셀비온에 따르면 회사는 말기 전립선암 치료제 '포큐보타이드'(Pocuvotide, Lu-177-DGUL)에 대해 국내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신청은 연내 이뤄질 계획이고 신속심사 대상으로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 도출될 예정이다.





전립선암은 60% 이상이 65세 이상 남성에게 발생하는 암으로 조기진단이 어려운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전립선암은 올해 7월 기준 미국 남성 암 발생 1위 및 사망원인 2위에 올라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기준 남성 암 발생 2위를 기록했다.



◇노바티스 '플루빅토' 방사성 의약품 세계 원톱



전립선암은 조기 진단과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생존율은 높아졌지만 일정 비율의 환자는 결국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말기 단계로 진행한다. 이 구간에서 선택 가능한 치료 옵션은 제한적이다. 말기 전립선암 환자들은 항암치료가 더 이상 효과를 보이지 않는 단계에 이르러 전신에 퍼진 암을 동시에 겨냥할 치료가 필요해진다. 이 때 방사성 치료제가 사용된다.

전립선특이막항원(PSMA)이란 전립선암 세포 표면에 많이 나타나는 단백질을 말한다. PSMA는 정상 조직에도 소량 존재하지만, 전립선암이 진행될수록 암세포에서 발현량이 크게 증가하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PSMA는 전립선암 세포를 찾기 위한 '주소'(또는 표식)로 활용된다.

방사성 치료제를 정맥에 투여하면 혈액을 따라 전신을 순환한다. 그러다 PSMA가 높은 전립선암 세포에 치료제가 결합하게 된다. 결합 후 치료제는 루테튬-177의 베타선을 방출한다. 쉽게 말해 방사선을 암세포 내부에서 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암세포가 손상되거나 파괴된다.

박재민 셀비온 부사장(CFO)은 "현재 상용화 단계의 방사성 치료제는 루테튬-177 이 중심"이라며 "기존 호르몬 치료와 항암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말기 전립선암 환자가 대상"이리고 설명했다.

참고로 방사선은 알파선·베타선·감마선으로 나뉜다. 알파선은 파괴력이 크지만 이동 거리가 매우 짧아 표적 정확도가 중요하고 베타선은 일정 범위 내에서 작용해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에 활용된다. 감마선은 인체를 대부분 통과하는 특성 때문에 치료보다는 진단 영상에 주로 쓰인다.

대표적인 말기 전립섭암 방사선 치료제는 노바티스의 플루빅토가 있다. 이 치료제는 2022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국내에선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

플루빅토 매출은 2023년 9억8000만달러(1조4544억원), 지난해 13억9200만달러(2조658억원), 올해 상반가 8억2500만달러(1조2244억원)로 가파른 성장세가 나타냈다.







◇국내서 등장한 대항마, 셀비온 효능 높이고 부작용 낮춰

플루빅토의 성공에 빅파마들의 방사성 의약품 관심이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방사선 의약품 임상 숫자는 2018년 3개에서 올해 250개까지 폭증했다.

문제는 효능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릴리, BMS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플루빅토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강력한 대항마가 등장했다. 바로 셀비온이다. 셀비온은 지난 12일 '177Lu-포큐보타이드'에 대한 임상 2상 결과를 공시했다.

'포큐보타이드'의 객관적반응률(ORR)이 35.9%로 플루빅토의 21.3%를 크게 상회한다. 방사선 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구강건조 역시 13.2%로 낮게 나왔다. 플루빅토의 구강건조 발생율은 자그마치 38.8%였다. 다시 말해, 셀비온의 방사선 치료제가 플루빅토보다 효능과 안전성에서 모두 앞선 것이다.

방사선 치료 과정에서 침샘이 손상되는 일이 빈번하다. 그 결과 구강건조증이 발생한다. 입 안에 침이 줄어드면서 입안이 불편해지고 감염 위험이 커지며, 음식 섭취나 말하기 같은 일상 활동에도 제약이 생긴다.

포큐보타이드가 이 같은 안전성과 효능을 낸 배경에는 차별화된 링커 때문이다. 링커는 표적 결합부위(PSMA)와 방사성 동위원소(루테튬-177)를 잇는 연결고리다.

셀비온은 포큐보타이드의 링커를 친수성으로 설계했다. 링커가 친수성이 되면서 방사성 동위원소가 지방 조직이나 세포막보다 혈액이나 체액에 오래 머물게 된다. 아울러 뻐르게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된다.

그 결과 표적(암)에 결합하지 못한 방사성 동위원소가 침샘, 간, 골수 등에 붙잡히지 않고 빠르게 배출된다. 또 혈중에서 비표적 결합이 줄면서 종양까지 도달하는 약물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플루빅토의 링커는 지용성이다.

박 부사장은 "연내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신청을 넣을 계획"이라며 "초기부터 허가 가능성을 고려해 통계적 요건을 충족하도록 임상 설계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포큐보타이드 임상 2상을 보면 91명 모집에 최종 표본 수가 78명"이라며 "사실 국내에서 입장 예상할 때 이렇게 많은 숫자를 할 이유가 없다. 5년 전부터 조건부 허가 신청을 계획을 가지고 임상 계획을 수립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판 허가 여부는 내년 상반기 내로 결정될 전망이다.

박 부사장은 "포큐보타이드는 지난 2023년 식약처로부터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선정됐다"며 "규정대로면 신청 후 90일 영업일 이내 결과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사 치료제가 있더라도 환자 수가 제한적이고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면 조건부 승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VISION과 PSMAfore는 플루빅토 임상에서 안전성 결과다. 포큐보타이드(오른쪽) 이다. 전반적으로 포큐보타이드가 플루빅토 대비 부작용 발생 빈도가 낮다. (설명=김지완 기자)






◇10%만 차지해도 540억, 기술이전 협상도 '활발'

셀비온은 경쟁사보다 의약품 가격을 낮춰 시장의 판을 흔들 준비를 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포큐보타이드의 1회 치료 비용을 2700만원으로 책정했다"면서 "플루빅토의 국내 시판가는 3500만원"이라고 비교했다.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암 가운데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간 신규 환자는 약 2만 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호르몬 치료와 항암치료 이후에도 병이 진행하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환자는 약 10~15%로 알려져 있다. 이를 적용하면 국내 말기 전립선암 환자는 연간 약 2000명 내외로 계산된다.

이를 말기 전립선암 환자 수에 단순 대입하면 '2000명 × 2700만원=연간 약 5400억원' 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보다 현실적인 가정으로 시장 점유율 10%를 적용하면 '200명 × 2700만 원=연 매출 약 540억원'이 된다.

셀비온은 지난해 매출 23억원, 영업손실 7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박 부사장은 "임상 데이터를 보면 유효성과 부작용 측면에서 기존 치료제와 차이를 확인했다"면서 "조건부 허가가 나오면 바로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과 공급망은 이미 구축돼 있다"고 밀했다.

이어 "말기 전립선암은 대상 환자 수가 제한적인 만큼 다수 환자에게 대량으로 투여하는 구조의 약이 아니다"며 "급여 적용 전이라도 시장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셀비온은 기술수출 협상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는 "임상이 진행되는 동안부터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이전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를 해오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데이터 기반으로 협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MTA를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협업 가능성을 검토 중이지만 세부 내용은 계약상 공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 부사장은 "미국과 유럽은 직접 진행하기에 부담이 있는 시장인 만큼 기술이전이나 공동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대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는 직접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이 역시 유연하게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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