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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지방·소규모 건설사를 중심으로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종합건설사 폐업은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고치를 찍을 가능성이 높다. ‘건설사 보릿고개’가 이어지며 대형사 위주로 건설업계가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3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종합건설업 폐업 수는 644건으로 지난해(641건)폐업 수를 뛰어넘으며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설업 전체 폐업은 3466건으로 지난해(3675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건설업계는 주택이나 사회간접자본(SOC) 토목 건설 등 전반적으로 수주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실제로 올해 건설 수주 건수는 지난 3년 평균 대비 30%가량이나 줄어든 상황이다. 특히 주택 착공은 직전 3개년 평균 대비 올해 10월 기준 절반가량으로 급감했다. 울산의 한 건설업체 사장은 “지방 소규모 업체들은 나홀로 아파트나 빌라, 원룸 등 소규모 주택 사업을 해야 하는데 대형 아파트도 미분양이 나오는 판에 소규모 주택이 팔리겠나”며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다 보니 올스톱 된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인건비·자잿값 등으로 공사비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 역시 건설사들의 어려움을 배가하고 있다. 업체가 부담하는 비용이 폭증하고 있지만, 인상분이 반영되지 못한 공사비에 적자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나치게 많은 건설사들로 인해 경쟁이 과열화되며 일종의 ‘치킨게임’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9월 11일부터 지난달 6일까지 15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최근 3년간 준공 공사 중 적자 공사 비중은 43.7%에 달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주액이 일정 수준 유지해야 공공사업도 따낼 수 있다”며 “울며 겨자먹기로 적자 사업이라도 수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건설업 사업 구조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주가 줄어드는 등 업황이 좋지 않으면 수년간 그 방향성은 이어지고 자연스럽게 우량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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