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무늬만 지방자치, 돈은 여전히 중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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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무늬만 지방자치, 돈은 여전히 중앙에

중도일보 2025-12-23 16:54:20 신고

3줄요약
지방자치 30년은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시간이다.

주민과 가까운 행정은 자리 잡았지만, 지역이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구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제도는 커졌지만, 지방의 선택지는 오히려 좁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 수도권 일극 구조가 겹치며 지방자치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금의 자치 체계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아니면 구조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인지에 대한 질문이 커지고 있다.

2026년은 지방자치 30년을 지나 민선 9기를 앞둔 해다. 이제는 제도의 확대가 아니라, 지방자치의 질적 성숙을 논할 때다.

중도일보는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시리즈를 통해 광역 행정체계, 지역 정체성, 지방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차례로 점검한다. 충청의 다음 30년을 미리 준비하기 위함이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대전·충남 통합 논의, 전환점에 선 지방자치

② 방위식 자치구 명칭, 통합 시대에도 유효한가

③ 무늬만 지방자치… 재정자립도 후퇴

④ 재정 규모는 커졌지만, 버틸 수 있는가

세수(CG)사진/연합뉴스

지방자치 30년 동안 재정의 외형은 성장했지만, 자율 재정의 토대는 좀처럼 단단해지지 않았다. 지방정부의 역할과 책임은 늘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돈의 주도권은 여전히 중앙에 있다.

23일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전시 재정자립도는 2024년 40.13%에 머물렀다. 2023년 40.10%, 2022년 39.46%, 2021년 40.11%, 2020년 38.15%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지난 5년간 40% 안팎에서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예산 규모는 커졌지만, 자체 수입으로 재정을 운영할 수 있는 힘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이 같은 흐름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민선 지방자치가 시작된 1995년 이후 지방의 행정적 자율성은 확대됐지만, 재정자립도는 오히려 후퇴했다.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는 1997년 63%에서 2024년 48.6%까지 떨어졌다. 지방세 비중은 소폭 늘었지만, 지방이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재정의 비율은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하락세를 단순히 지방정부의 재정 운용 능력 부족으로 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간 정부는 경기 부양과 민생 안정, 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감세 정책을 반복해 왔다.

국세 감면액은 2022년 63조 원대에서 2023년 69조 원으로 늘었고, 2024년에도 70조 원 중반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76조 5000억 원이다. 여기에 더해 내년에는 국세감면액이 80조 5000억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국세 중심의 감세는 지방재정에 직격탄이 된다.

내국세의 19.24%를 재원으로 하는 지방교부세는 국가 세수 상황에 따라 자동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방교부세 총액은 2022년 81조 원대에서 2023년 67조 원대로 급감했고, 2024년에도 66조 원 수준에 머물렀다.

지방세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중앙정부 주도로 각종 감면·비과세 항목이 확대되면서 대전시의 지방세 감면율은 2023년 기준 14.51%에 달했다. 기초자치단체로 내려가면 감면 비중은 20~30%를 웃돈다. 지방정부의 의지와 무관하게 세입 기반이 약화되는 구조다.

자체 세입이 줄어들수록 지방재정은 이전재원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국비 매칭 사업과 의무 지출이 늘면서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예산은 오히려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조세 정책은 정치 논리에 흔들린다.

세수 기반 확충보다 감세 논의가 앞서고, 한 번 준 세제 혜택은 표심을 의식해 되돌리기 어렵다. 감세는 중앙이 결정하지만, 그 후폭풍은 지방재정이 떠안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지역의 한 경제 전문가는 "감세 정책이 반복되면서 국세와 연동된 지방 재원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재정 분권 논의가 세입 구조 개편 없이 이어진다면 지방자치는 형식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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