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패션위크 S/S 2026 시즌 시작과 함께 각자의 언어로 패션의 경계를 확장해온 디자이너들은 이번 시즌 런웨이를 통해 대담한 시각과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주목 받았다. 탁월한 디자인은 물론 사회적 메시지와 환경적 가치까지 아우른 이번 쇼케이스는 패션이 동시대에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새로운 혁신과 영감이 교차하는 VFW S/S 2026의 순간을 되짚어본다.
BLUETAMBURIN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보민은 ‘Thank You for Your Service’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책임감과 강인함, 리더십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개된 이번 컬렉션은 군 장교들의 규율과 헌신에서 영감을 얻어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 이들을 기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치 있는 디자인과 연결성의 가치를 꾸준히 탐구해온 김보민은 패션이 긍정적인 영향력과 글로벌 연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브랜드의 핵심 철학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드러냈다.
BESHOW BY GENTIL
Kouyama Nami가 선보인 컬렉션은 일본 전통 기모노를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감각으로 구현했다.지금까지 1천점이 넘는 맞춤 리메이크 작업을 통해 장인정신을 계승해온 디자이너는 할머니의 기모노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해 빈티지 실크 소재에 서양식 실루엣의 편안함을 더했다. 전통의 우아함과 일상성을 조화롭게 결합한 이번 컬렉션은 기모노 문화를 현대인의 삶 속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SEOWHA
‘서화의 정원(Garden of Seowha)’이라는 컬렉션으로 밴쿠버 패션위크에 첫선을 보인 서화. 한국 전통을 기반으로 현대 여성을 위해 세련되게 재해석한 이번 컬렉션은 자연의 향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완성됐다. 깔끔한 테일러링과 레이어드 실루엣, 실크와 자카드 등 고급 소재를 활용해 한복의 요소를 현대적으로 풀어냈으며, 섬세한 자수와 부드러운 색조를 통해 우아함과 강인함이 공존하는 미학을 제안한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디자인은 차분하면서도 자신감 있는 여성상을 그려낸다.
GURL 23 & NITENMON
GURL 23은 원주민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선댄스 의식과 식스티즈 스쿱에서 출발한 깊이 있는 서사를 BROKN AROW 컬렉션으로 풀어냈다. 바느질된 직물과 세심한 시각적 디테일을 통해 진실, 치유, 화해라는 메시지를 강렬하면서도 정교하게 전달한다. NITENMON의 ‘Time and Distance’ 컬렉션은 고대의 장인정신과 현대 디자인을 연결하며, 빈티지 14인치 폭의 실크 기모노 원단을 새롭게 해석했다. 기모노가 지닌 초월적 아름다움을 새로운 세대와 다시 잇는 시도다.
THE CUT DESIGN ACADEMY & TUNGGIYA
밴쿠버 패션위크를 통해 유명 패션 디자인 프로그램 출신의 차세대 인재들을 소개했다. 멘토링 중심의 교육 방식에서 비롯된 독창적인 비전은 런웨이 위에서 생생하게 구현되며, 혁신과 장인정신, 대담한 예술적 표현을 향한 아카데미의 헌신을 드러냈다. Tunggiya의 ‘페르세포네의 마지막 캔버스(Persephone’s Last Canvas)’는 그리스 신화를 재해석해 이중성, 변화, 자기 주권을 탐구한다. 다중 정체성을 마주하며 복잡함 속에서 스스로의 힘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컬렉션 전반에 담겼다.
REMAKE BY FLAKE & EMPROMO
Remake by FLAKE는 일본 빈티지 소재를 역사 속 군복과 민간복의 형태와 결합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체크 이불과 후톤 원단, 기모노 직물, 현지 제작 천 등을 활용해 각 작품에 담긴 질감과 이야기를 존중하며, 과거의 실용성과 절제된 아름다움에 대한 경외를 표현했다. Empromo는 문화적 유산을 보존하는 동시에 일상 속 우아함을 기리는 컬렉션을 이야기한다. 수작업 염색 직물과 금박 디테일을 통해, 색과 장식 하나하나에 정교함을 더하며 풍부하면서도 섬세한 실루엣을 완성했다.
VALLEY’S LILY & DR.Y&K
Valley’s Lily는 백합이 지닌 고요하면서도 강인한 우아함에서 영감을 받아 컬렉션을 전개했다. 부드러운 실루엣과 섬세한 디테일이 어우러지며 순수함과 회복력, 자연스러운 여성성을 표현한다. 흐르는 듯한 소재와 차분한 색조는 은은한 움직임과 세련된 형태를 통해 여성성을 찬미한다. Dr.Y&K는 현직 치과 교정 전문의 두 명이 설립한 브랜드로, 패션에 대한 공통된 열정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치과적 모티프를 절제된 방식으로 녹여내며 과학과 스타일이 만나는 독특한 조합을 제시한다.
MJ ABAYA LINE BY MOUZA JARWAN & REMAKE INNOVATION PROJECT (R.I.P)
MJ Abaya Line은 전통 아바야를 대담하게 재해석한 컬렉션으로 밴쿠버 패션위크에 데뷔했다. 레이저 커팅, 핸드 엠벨리시먼트, 강렬한 테일러링을 담은 네 가지 미니 라인을 통해 에미리트의 시선으로 파워 드레싱을 새롭게 정의한다. Remake Innovation Project(R.I.P)는 스티브 잡스의 상징적인 연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무작위처럼 보이는 순간들이 시간이 흐르며 의미 있는 연결로 이어지는 과정을 탐구했다. 지속가능성과 창의적 재생을 핵심에 둔 이 프로젝트는 ‘Remake Innovation Project’라는 이름 아래 그 비전을 꾸준히 확장해 나가고 있다.
RICHARD WEI & FEFE COUTURE
캐나다 디자이너 Richard Wei는 ‘Sea to Sky’ 컬렉션을 통해 도시의 에너지와 자연의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밴쿠버에 헌사를 보냈다. 스카이라인과 주변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은 지역적 정체성과 현대적 감각을 조화롭게 결합한다. FeFe Couture는 패션과 웨어러블 아트를 대담하게 융합한 비전을 제시했다. FeFe의 정교한 테일러링과 Shannon의 예술적 시각이 만나, 개성과 자기표현을 기념하며 정체성을 자유롭게 탐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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