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필두로 명품업계가 새해부터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에 에르메스 제품 등이 전시돼 있다. / 뉴스1
지난 21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다음 달 국내 제품 가격을 인상할 전망이다. 에르메스는 최근 셀러를 통해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이 같은 인상 계획을 고지했다. 통상 에르메스는 매년 1월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1월에도 신발 가격을 인상했고, 지난 6월 가방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샤넬도 다음 달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샤넬은 지난 1월(가방), 3월(화장품), 6월(가방 및 주얼리), 9월(가방·지갑·신발), 11월(가방) 수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달 초에는 대표 제품인 '샤넬 25' 핸드백 라인이 평균 9% 올랐다. 또 스몰백은 907만 원에서 992만 원으로, 미디엄백은 970만 원에서 1073만 원으로 10% 넘게 올랐다.
샤넬 25 핸드백 착용한 배우 고윤정. / 고윤정 인스타그램
루이비통 역시 지난 1월, 4월, 11월에 국내에서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알마 BB’ 핸드백은 268만 원에서 277만 원으로 약 3.4% 올랐다. 프라다는 지난 2월, 7월, 11월에 일부 제품 가격을 조정했다.
주얼리·시계 브랜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까르띠에는 지난 2월과 5월, 9월, 12월에 가격 인상을 했다. 반클리프앤아펠도 지난 1월, 4월, 11월 3차례에 걸쳐 가격을 올렸다. 불가리, 티파니앤코 등도 올해 3차례 인상을 단행했다.
리치몬트 산하 명품 시계 브랜드 IWC는 내년 1월 중순 제품 가격을 평균 5~8% 인상한다. 롤렉스도 내년 초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롤렉스는 지난 1월, 7월 두 차례 가격을 올렸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산하 브랜드 태그호이어(Tag Heuer)도 다음 달 6일부터 국내에서 시계 가격을 평균 6% 인상한다. 제품별 인상 폭은 3~1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제품마다 다르게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시내 한 루이비통 매장의 모습. / 뉴스1
명품업계 가격 인상 이유로는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 브랜드 전략, 꺾이지 않는 명품 수요 등이 꼽힌다. 특히 주얼리나 워치의 경우에는 최근 금값 인상이 큰 영향을 미쳤다.
또 명품 수요가 꺾이지 않는 것도 가격 인상의 이유로 꼽힌다. 실제 '에루샤' 3사가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거둔 매출은 약 4조6000억 원(샤넬 1조 8446억 원, 루이비통 1조 7484억 원, 에르메스 9643억 원)으로 이들 브랜드 실적은 매년 최대 기록을 경신 중이다.
한편 명품업계가 가격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소비자들은 신속한 구매보다 신중한 검증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양상을 띠고 있다.
가죽의 미세한 질감, 바느질의 완성도, 스크래치 여부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하려는 심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민트급(신품에 준하는 중고 명품) 전문점 캉카스백화점의 올해 매장 방문 고객수는 전년 대비 5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의 방문도 잦아지면서 강남권에 거주하는 중장년층 고객뿐 아니라 전국의 MZ세대 고객들의 수요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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