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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22일(한국시간) 송성문이 샌디에이고와 4년 총액 1500만 달러(약 222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샌디에이고의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송성문은 이미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23일 귀국한다.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계약 내용을 보면 송성문은 계약금 100만 달러(약 15억 원)에 △2026년 연봉 250만 달러(약 37억 원) △2027년 300만 달러(약 44억 원) △2028년 350만 달러(약 52억 원)를 받는다.
2029년은 송성문이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선수 옵션’이 걸려 있다. 송성문이 옵션을 선택하면 연봉 400만 달러(약 59억 원)를 받는다. 2030년 구단과 선수가 함께 동의해야 발동되는 ‘상호 옵션’도 있다. 상호 옵션이 발동하면 연봉 700만 달러(약 104억 원) 조건으로 계약이 자동 연장된다. 상호 옵션이 실행되지 않으면 위로금 형태의 ‘바이아웃’으로 100만 달러(약 15억 원)를 받는다.
결국 송성문은 선수 옵션 포함, 보장 조건 4년 1500만 달러를 보장받았다. 상호 옵션까지 더하면 5년 2100만 달러(약 311억원)에 이르는 계약이다.
송재우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계약 조건은 송성문에게 매우 유리해 보인다”며 “내년이면 서른이 되는 선수가 4년 계약을 보장했다는 것은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송성문은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전체 49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지명됐다. 늦은 지명 순위가 의미하듯 ‘특급 유망주’는 아니었다.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커리어 초중반을 보냈다.
그러다 뒤늦게 야구에 눈을 떴다. 2024년 타율 0.340, 19홈런, 21도루, OPS 0.927로 성적이 급상승했다. 올해는 26홈런-25도루를 기록하며 ‘반짝스타’가 아님을 증명했다. 생애 처음으로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받았다.
샌디에이고는 한국 팬들에게 친숙한 팀이다. 김하성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활약한 팀이다. 당시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어 김하성을 계기로 한국선수들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다. 이후 구원투수 고우석을 영입하는 든 꾸준히 한국 선수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송성문의 영입도 김하성의 ‘후광’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송성문에게 샌디에이고는 기회의 땅이다. 3루수 매니 마차도와 유격수 잰더 보가츠는 확실한 주전이다. 둘은 워낙 고액 연봉을 받는데다 계약기간도 많이 남아 있다. 부상 등 변수가 없는 한 그들의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는 건 쉽지 않다.
송성문이 노려야 할 자리는 2루다. 2루수는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주전이다. 이번 시즌 타율 0.241에 그쳤다. 송성문이 부딪혀볼 만한 상대다. 게다가 크로넨워스는 1루수로도 자주 출전했다. 크로넨워스가 1루로 옮기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송성문이 주전 2루수를 맡을 가능성이 커진다.
키움은 최근 KBO리그에서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지만. 송성문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빅리거 사관학교’ 이미지는 확실히 굳혔다. 그간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 송성문까지 무려 6명의 야수를 포스팅 절차를 통해 MLB에 진출시켰다.
수입도 짭짤하다. 포스팅 이적료는 선수의 MLB 계약 규모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현 규정상 계약 총액이 2500만 달러 이하일 경우 원소속 구단이 총액의 20%를 받는다.
이에 따라 키움은 계약 총액 1500만 달러의 20%인 300만 달러(약 44억 원)를 이적료로 우선 확보했다. 여기에 2030년 상호 옵션이 발동되면 그해 연봉(700만 달러)의 20%인 140만 달러(약 21억 원)를 추가로 받는다. 인센티브까지 합치면 키움의 포스팅 기대 수익은 최대 530만 달러(약 79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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