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김현수 기자] 제시 린가드가 한국 생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2024년 한국 축구계를 들썩이게 하는 소식이 전해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성골 출신으로 성장해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린가드가 FC 서울에 입성한 것. 당시 노팅엄 포레스트를 끝으로 자유의 몸이 됐던 린가드는 여러 팀을 물색하던 중 자신을 영입하기 위해 영국까지 온 서울의 진심에 감동했다. 결국 린가드는 다른 팀의 제안을 모두 거절하고 서울행을 택했다.
노팅엄에서의 마지막을 ‘커리어 로우’로 끝내며 기량 하락이 우려됐던 린가드. 우려와 달리 한국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펼쳤다. 훌륭한 프로 의식을 보여주며 폼도 회복했다. 서울에서의 첫 시즌은 부상 여파로 26경기 6골 3도움에 그쳤다. 그러나 2년 차 시즌에는 한층 더 발전했다. 서울의 주장을 맡아 리더십도 보여줬고 경기력을 끌어올려 41경기 13골 7도움을 기록했다. 서울과의 계약은 1년 옵션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새로운 도전을 원한 린가드는 올해를 끝으로 한국을 떠났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한국 생활을 마무리한 린가드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린가드는 “처음엔 솔직히 서울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서 놀랐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맨체스터의 소음과 관심에서 벗어날 좋은 기회 같았다. 맨체스터에는 유혹이 많아, 나가서 놀게 되기 쉬운 곳이다. 다른 환경에서 축구에만 집중하고 싶었다”라고 회상했다.
서울에서 겪은 경험도 언급했다. 린가드는 “팬들이 경기 끝나고 한 시간 동안 버스를 막아선 적도 있다. 우리 감독님을 내려서 직접 설명하게 만들기도 했다. 정말 대단했다. 서울은 한국에서 가장 큰 클럽인 걸 실감했다. 맨유와 비슷하게 서울은 늘 이겨야 한다는 기대를 받는 팀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눈이나 얼음이 있으면 훈련을 못 했다. 헬스장이나 인조잔디에서만 훈련해야 했다. 작년에는 경기장에서 왼쪽 절반이 얼어붙은 적도 있었다. 경기장 오른쪽에서만 축구를 해야 했다”라며 부족한 시설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서울에서 시간을 통해 난 더 성숙해졌고, 책임감도 더 커졌다. 그런 서울과 이별하게 됐을 때 맨유를 떠날 때처럼 많이 울었다. 서울에 이 정도의 유대감을 느꼈으니, 또다시 감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나는 내가 서울에 강한 유산을 남겼다고 생각한다”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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