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연속 근무, 4시간 수면”…과로에 방치된 간병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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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연속 근무, 4시간 수면”…과로에 방치된 간병노동자들

투데이신문 2025-12-22 17:46: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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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진행된 7.1 요양보호사의 날 전국 동시기자회견에서 한 요양보호사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7월 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진행된 7.1 요양보호사의 날 전국 동시기자회견에서 한 요양보호사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간병노동자이 평균 12일을 연속으로 근무하고 하루 수면 시간이 약 4시간에 그치는 등 과도한 노동 강도에 놓여 있다는 실태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럼에도 이들 다수는 임금과 노동시간, 휴게시간 등 기본적인 노동조건에서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자원연구원(이하 연구원)은 22일 ‘간병노동자 건강실태결과 및 처우개선 방안 국회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3주 동안 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대구동산병원·충북대병원·강원대병원에서 근무하는 간병인 270명(유효 응답)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 중 52.6%가 24시간 종일제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24시간 격일제가 46.3%로 많았으며 24시간 근무 후 2일 비번과 12시간 교대제, 기타는 각각 0.4%였다.

24시간 종일제 근무 중인 응답자 중 유효응답자 216명 자료를 바탕으로 야간 취침시간을 살펴본 결과, 전체 평균은 4.38시간으로 야간 취침 부족이 심각했다. 일부 근로자는 1시간만 취침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연속근무일수는 11.64일로 조사됐다.

응답자 중 97.8%(263명)은 여성이고 평균 연령은 65.15살로 집계됐다. 전체 간병노동자 평균 경력은 9년 10개월이었다. 고령의 여성 간병노동자가 환자 곁을 떠나지 못한 채 하루 내내 숙식까지 함께하며 사실상 휴일 없이 근무를 이어가는 구조다.

연속근무 시 어떤 형태로 근무하는지를 묻자 ‘환자 상황 종료 시까지 연속근무’하는 형태가 48.2%로 가장 많았다. 이는 환자 상황이 종료되기 전까지는 사실상 휴무 없이 근무가 지속되고 있는 사례가 절반을 육박한 셈이다. 뒤이어 연속 6일 근무 후 1일 휴무가 21.2%, 연속 7일 이상 근무 후 휴무가 17.5%로 기록됐다. 

급여형태에 대해 살펴본 결과, ‘일당제’가 87.4%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월급제’는 1.5%, ‘시급제’는 2.6%로 매우 미미했다. 연구원은 “간병노동자의 임금체계는 일당제 지급방식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소득 불안정성 및 노동권 보호 측면에서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3개월을 기준 이들의 월평균 급여는 평균 175.56만원이었다. 금액대로 구분하면 ‘100만원대’가 66.5%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200만원대’가 18.9%로 대체로 낮은 임금 수준을 보였다.

현재 임금 수준이 업무강도와 책임에 비해 적절한지를 묻자 전체 응답자의 64.7%가 ‘매우 낮다’와 ‘다소 낮다’고 응답했다. 반면 ‘매우 높다’는 응답자가 전무했으며 ‘다소 높다’에 응답한 비율은 10.0%에 그쳤다.

신체적·정신적 노동강도를 각각 ‘0점(전혀 힘들지 않음)’에서 ‘10점(매우 힘듦)’까지로 구분해 조사하자 신체적 노동강도 평균은 7.37점으로 나타나 대체로 높은 수준의 신체적 부담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신적 노동강도의 전체 평균은 7.75점으로, 신체적 노동강도보다 다소 높아 정신적 부담 역시 매우 큰 실정이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복지에 대한 실태조사도 이뤄졌다. 업무 중 산재·사고 발생 시 병원 지원의 충분성에 대해 간병노동자들의 부정 응답 비율이 85%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고용계약에 명시된 휴게시간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있음’이 전체의 4.1%에 불과했다. 물리적으로 환자와 분리돼 쉴 수 있는 실질적 휴게시간을 가지냐는 물음에 ‘별도로 있음’에 대한 응답 비율이 2.6%에 머물렀다. 간병노동자 대부분은 환자가 있는 공간에서 상시 대기하며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환자를 살필 수는 있으나 업무지시는 받지 않는 자율적 휴게시간 여부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중 95.5%가 ‘별도로 없음’이라고 답했다. 사실상 간병노동자가 쉬는 동안에도 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병원 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게공간이 마련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체의 81.9%가 휴게시설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휴게시간 만족도에 대한 부정 응답 비율이 97.3%로 압도적이었다. 취침시간 만족도 역시 부정 응답 비율이 96.3%였다.

간병노동자들은 성희롱, 비인격적 대우에도 노출돼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46.4%가 성희롱 및 성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변해다. 언어, 신체접촉 등 성희롱, 성폭력 주 가해자는 ‘환자’(76.6%)가 가장 많았으며 ‘보호자’(16.8%)가 뒤를 이었다.

비인격적 대우 경험 여부로 전체 응답자의 54.5%가 반말이나 모욕적인 말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주 가해자는 ‘환자’(75.2%)였으며 다음으로 ‘보호자’(15.5%), ‘병원관계자’ (1.6%) 순이었다.

언어폭력은 전체 응답자의 52.1%가, 신체폭력은 40.4%가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폭력의 가해 주체로는 이 역시 ‘환자’가 가장 많았다.

병원 내에서 팀의 구성원으로 존중받고 있는지 여부를 묻자 전체 응답자의 37.3%만이 존중받고 있다고 인식한 반면, 46.6%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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