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와 세트로 샀다가 린스만 남거나, 유통기한이 지나 처치 곤란인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남은 린스는 알뜰 사용법을 알면 집안 곳곳에서 쓰기 좋은 세제가 된다. 린스에는 세정력을 가진 '계면활성제'와 윤기를 내는 '코팅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욕실 물때 청소부터 끈적한 스티커 제거까지, 린스는 묵은 때를 닦아내는 세정력과 표면을 매끄럽게 감싸 오염을 방지하는 코팅막 형성 능력을 동시에 갖춘 살림 도구다.
1. 섬유유연제 대용과 줄어든 니트 복구
빨래를 할 때 섬유유연제가 떨어졌다면 린스를 대신 쓸 수 있다. 린스와 섬유유연제는 성분 구조가 비슷하다. 옷감을 부드럽게 만들고 정전기를 방지하며 좋은 향기를 남기는 기능이 거의 같다.
다만 린스는 끈적한 점성이 강해 찬물에 바로 넣으면 찌꺼기가 남을 수 있다. 반드시 따뜻한 물에 린스를 충분히 녹인 후 세탁기 헹구는 단계에 넣어야 한다. 또한 잘못된 세탁으로 줄어든 니트를 복구할 때도 쓰기 좋다. 미지근한 물에 린스를 풀고 니트를 15분 정도 담가두면 엉킨 섬유가 부드럽게 풀린다. 이때 옷을 가볍게 잡아당겨 모양을 잡으면 원상태로 되돌리는 데 도움을 준다.
2. 정전기 막아 가전제품 먼지 방지
린스는 TV나 컴퓨터 모니터 등 가전제품 위에 내려앉는 먼지를 줄이는 데 쓰인다. 가전제품은 작동 중에 정전기가 자주 발생하는데, 이 정전기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한 먼지를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다. 이때 린스를 섞은 물을 사용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따뜻한 물과 린스를 5대 1 비율로 섞은 뒤 마른걸레나 극세사 천에 적셔 가전제품을 닦는다. 이렇게 하면 제품 표면에 얇은 코팅막이 입혀져 정전기 발생이 억제된다. 정전기가 줄어들면 먼지가 달라붙는 힘이 약해져 청소 상태가 오래 유지된다. 먼지가 덜 쌓이게 되어 호흡기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3. 끈적한 스티커 자국과 주방 기름때 제거
유리병이나 가구에 붙은 스티커를 떼어낸 뒤 남는 끈적한 자국을 없앨 때도 린스를 사용한다. 억지로 긁어내지 말고, 남은 접착제 자국 위에 린스를 두껍게 바른 뒤 10분에서 20분가량 기다린다. 린스 속에 포함된 오일 성분이 종이와 접착제 사이로 스며들어 끈기를 녹이는 원리다. 접착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마른 천이나 거친 스펀지로 문지르면 자국이 부드럽게 밀려 나온다.
주방 환풍기나 가스레인지 주변에 굳은 기름때를 청소할 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기름이 기름을 녹이는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린스를 오염 부위에 넉넉히 바르고 문지르면 계면활성제와 유분 성분이 딱딱한 기름때 구조를 무너뜨려 쉽게 닦아낼 수 있다. 뜨거운 물로 헹궈내면 미끈거림 없이 깨끗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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