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내 위생 관리에서 가장 놓치기 쉬운 물건으로 TV 리모컨이 꼽힌다. 실제 리모컨의 오염도는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2005년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 연구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리모컨 표면에서 검출된 세균 수는 화장실 변기 시트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하루 수십 번씩 만지지만, 정작 청소 순서에서는 제외되는 탓이다. 눈에 보이는 먼지가 없더라도 표면은 이미 각종 병원균이 증식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굴곡진 틈새와 손때가 세균 키운다
리모컨이 유독 오염에 취약한 이유는 사용 습관과 기기의 구조적 특성에 있다. 텔레비전을 시청하며 간식을 먹거나, 기침을 한 손으로 곧바로 채널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타액과 음식물 찌꺼기가 묻는다. 또한 사람의 손에서 나온 땀과 각질, 피지 등이 표면에 지속적으로 쌓인다.
이러한 유기물은 박테리아와 곰팡이균의 먹이가 된다. 특히 플라스틱 몸체와 고무 버튼 사이의 미세한 틈은 청소 도구가 잘 닿지 않아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제대로 소독하지 않으면 장염이나 식중독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표면에 장기간 생존하며 가족 간 교차 감염의 원인이 된다.
직접 분사는 고장 원인, '천'과 '면봉' 써야
세균 제거를 위해 세정제나 알코올 스프레이를 리모컨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액체가 버튼 틈새로 스며들면 내부 회로 기판에 닿아 부식을 일으키거나 합선을 유발해 기기가 고장 난다.
올바른 세척을 위해서는 먼저 배터리를 분리해야 한다. 이후 마른 천이나 키친타월에 소독용 에탄올을 묻혀 표면을 닦아낸다. 물티슈는 수분 함량이 높아 내부로 물기가 스며들 위험이 있으므로 휘발성이 강한 에탄올을 쓰는 편이 안전하다. 손이 닿지 않는 버튼 사이 좁은 틈은 에탄올을 적신 면봉이나 이쑤시개를 이용해 닦아낸다. 배터리 커버 안쪽 또한 먼지가 쌓이기 쉬우므로 분리하여 닦아야 한다.
랩으로 감싸고 주 1회 소독 원칙
청소를 마친 리모컨은 투명한 비닐 랩으로 감싸두는 편이 위생 유지에 유리하다. 랩은 버튼 틈새로 먼지나 이물질이 침투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차단한다. 오염되면 랩만 교체하면 되므로 매번 틈새를 닦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준다.
손이 자주 닿는 물건인 만큼 정기적으로 소독하는 것이 원칙이다.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는 시기나 면역력이 약한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소독 횟수를 늘려야 교차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