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처음 만나 스탠퍼드대학교 기숙사 방을 함께 쓰던 두 명의 수재, 셀레스트 아마돈과 애셔 앨런은 최근 나란히 학교를 자퇴했다. 이들은 보장된 미래를 포기하고 스타트업 전선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아마돈과 앨런은 사진 한 장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넘겨버리는 '외모 품평식' 데이팅 앱 활용 문화를 인공지능(AI) 기술로 완전히 바꾸겠다는 야심 때문이었다. 2025년 6월 설립된 AI 스타트업 '노운(Known)'은 그렇게 탄생했다.
“얼굴만 보고 사랑 찾는 데이팅 앱, 바꿔야"
기존 앱들이 외모 중심의 ‘스와이프(Swipe)’ 방식에 매몰될 때, 노운은 ‘음성 대화’에 승부수를 던졌다. 노운의 앱은 기존 데이팅 앱과 가입 방식부터 다르다. 노운의 앱에선 몇 가지 텍스트 양식을 채우는 대신, AI가 친구처럼 말을 걸어온다.
사용자는 AI와 자연스럽게 수다를 떨며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공유한다. 실제로 한 사용자는 AI와 무려 1시간 38분 동안 대화를 나누며 내면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고 한다. AI는 이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사용자가 프로필에 차마 적지 못한 ‘미묘한 취향’과 ‘숨은 니즈’를 포착해낸다는 게 특징이다.
“매칭 10번 중 8번은 실제로 만났다”
실제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테스트 결과, 매칭 유저의 80%가 실제 오프라인 데이트로 이어졌다. 가볍게 사진만 보고 골랐다가 금방 연락이 끊기는 ‘유령 매칭(Ghosting)’이 판치는 시장에서 노운은 ‘진짜 만남’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러한 AI 스타트업 노운의 혁신에 실리콘밸리 거물급 투자자들이 응답했다. 노운은 포러너(Forerunner)와 NFX 등으로부터 970만 달러(약 143억원)를 유치했다. 노운에 투자한 포러너 관계자는 "과거에 이런 섬세한 취향을 맞추려면 1000만 원 넘는 비용을 내는 전문 중매쟁이가 필요했다. 노운은 AI로 그 프리미엄 경험을 대중화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부모님보다 연애 안 하는 세대”…기술로 청년들의 ‘고립’ 뚫는다
공동 창업자 아마돈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마돈 창업자는 "우리 세대는 역사상 가장 많이 연결되어 있지만, 역설적으로 부모님 세대보다 데이트를 안 하며 고립되어 있다"라고 진단했다.
외모 품평식 매칭에 지친 젊은 세대가 아예 연애를 포기하게 된 현실을 바꾸겠다는 의지다. 노운은 현재 내년 초 정식 출시를 앞두고 인재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마돈 측은 "우리가 성공한다면, 사람을 외모만 보고 고르던 지금의 방식은 인류 연애사에서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간 ‘이상하고 촌스러운 방식’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AI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