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쾌한 냄새가 날 때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다. 흔한 민간요법 같지만, 과학적으로 따져보면 근거 없는 속설이 아니다. 양파가 지닌 화학적 성분은 냄새를 없애는 데 실질적인 기능을 한다. 공기 중 악취 물질을 흡착하고 중화하는 성질이 있어 집안 곳곳의 불쾌한 냄새를 잡는 데 효과적이다.
매운 성분이 악취 물질 붙잡아
양파가 냄새를 잡는 힘은 '알리신'을 포함한 여러 황화합물에서 나온다. 이 성분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냄새 입자와 결합하는 성질이 있다. 음식물 쓰레기 냄새나 곰팡내 등 집안에서 나는 악취는 대부분 액체나 고체에서 기체로 변해 공기 중으로 퍼지는 가스 형태다.
양파의 매운 성분은 이런 가스를 붙잡아 다른 물질로 바꾸거나 가라앉힌다. 방향제가 강한 향으로 악취를 덮어버리는 것과 달리, 냄새의 원인 자체를 붙잡아 힘을 빼는 방식이다.
냉장고엔 반으로 자른 것, 신발장엔 얇게 썬 것
놓는 장소에 따라 양파를 자르는 방법도 달라야 한다. 여러 반찬 냄새가 뒤섞인 냉장고에는 껍질 벗긴 양파를 큼직하게 반으로 잘라 넣는다. 자른 면이 넓어야 공기와 많이 닿아 냄새를 잘 빨아들인다. 냄새가 다른 음식에 배지 않도록 구석에 두고, 하루가 지나기 전에 새것으로 바꿔야 위생적이다.
신발장이나 현관처럼 땀 냄새가 나는 곳에는 양파를 얇게 썰어 두는 게 좋다. 얇게 썰면 공기와 닿는 면적이 훨씬 넓어져 냄새를 더 빨리 잡는다. 하지만 신발장은 습기가 차기 쉽다. 양파가 금방 무르거나 곰팡이가 필 수 있으므로 반나절 정도만 짧게 두고 치우는 게 좋다.
말린 껍질은 쓰레기통 습기 제거
요리하고 남은 양파 겉껍질은 버리지 않고 말려두면 쓰레기통 탈취제로 쓸 수 있다. 수분을 완전히 날린 양파 껍질을 망에 넣어 쓰레기통 안쪽에 걸어둔다. 말린 껍질에는 미세한 구멍이 많아 습기를 잘 빨아들이고, 악취가 밖으로 퍼지는 것을 막아준다. 생양파보다 부패할 위험이 적어 일주일 정도 사용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양파가 만능은 아니다. 냄새를 잠시 줄여줄 뿐, 하수구 악취나 곰팡이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 환기가 어렵거나 당장 청소하기 힘들 때 쓰는 보조 수단이다. 냄새를 확실히 잡으려면 원인을 찾아 청소하는 게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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