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6년 수도권 공공분양 주택 공급 계획을 공개하면서 내년 청약 시장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공공분양은 국가나 공공기관이 직접 공급하는 주택으로 민간분양보다 가격이 낮기에 실수요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통로로 여겨져 왔다. 내년에는 수도권에서만 총 2만9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으로 규모만 놓고 보면 성남 판교신도시 하나에 맞먹는 수준이다.
공공분양의 가장 큰 장점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10~20% 낮은 가격에 공급된다는 사실이다.
이에 내년에 풀릴 공공분양 물량 중에서도 실수요자들의 눈길을 끄는 곳은 단연 서울이다. 다만 서울에서 예정된 공공분양은 단 한 곳뿐으로 서울 강동구 강일동에 들어서는 ‘고덕강일 3단지’가 유일한 물량이다.
해당 단지는 최고 29층, 17개 동, 총 1305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2026년 8월 분양이 예정돼 있다.
고덕강일 3단지는 한강과 가까운 입지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단지 인근으로 미사한강공원과 여울빛공원이 자리해 주거 환경이 쾌적하고, 일부 가구에서는 한강 조망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해당 단지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공급되므로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수분양자는 건물만 분양받는 구조다. 따라서 토지 비용이 빠지면서 분양가가 크게 낮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고덕강일 3단지는 2023년 사전예약 당시 전용 49㎡가 약 3억1400만 원, 전용 59㎡가 약 3억5500만 원으로 추정 분양가가 제시됐다.
내년 본청약에서는 이보다 10~20%가량 인상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럼에도 강동구 신축 아파트를 4억 원 안팎에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지닌다.
2기 3기 신도시에도 줄줄이 공공분양 예정돼
인근 ‘강동리버스트 4단지’의 전용 49㎡와 59㎡가 각각 8억~9억 원대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반값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
다만 토지 소유권이 없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매달 토지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고, 건물 노후화에 따른 장기적인 가치 하락 우려도 있다.
사전예약 당첨자 676명이 이미 확보된 상태여서 실제 일반 공급 물량은 600가구 남짓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철 5호선 강일역과의 거리도 도보 30분 이상으로 교통 접근성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토지임대부 주택은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하나의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도 "주택은 시간이 지나며 감가가 발생하는 자산인 만큼 장기적인 관리와 재건축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서울 외에도 2기·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공분양 공급이 예정돼 있다. 2기 신도시에서는 약 7900가구, 3기 신도시에서는 약 7500가구가 내년에 분양될 계획이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