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쿄 아카사카에 있는 중의원(하원) 의원 숙소에서 나가타초 총리 공관으로 이르면 연내에 이사할 계획이라고 교도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0월 21일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는 원래 조기에 공관으로 이사할 생각이었지만 취임 직후부터 외교 일정과 국회 심의가 이어지면서 이사 준비가 늦어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위기 관리는 국가경영의 요체"라며 "조만간 정든 숙소를 떠나 총리 공저로 거처를 옮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일본에선 정부가 마련해 주는 고위 공무원 숙소를 '공저'(公邸·공관), 집무 공간을 '관저'(官邸)라고 부른다.
공관은 총리 관저와 걸어서 1분 정도 거리에 있다.
이에 따라 공관으로 거처를 옮기면 지진 등 긴급 상황 시 좀 더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8일 밤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 35분 뒤에 관저에 모습을 나타내 일부 야당으로부터 거처를 공관으로 옮겨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현재 총리 공관은 1929년에 지어진 옛 관저를 개보수해 2005년 4월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12년 12월 재집권한 아베 신조 전 총리는 도쿄 시부야구에 있는 자택에서, 그의 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중의원 의원 숙소에서 각각 지내며 관저로 출퇴근했다.
당시 아베와 스가 전 총리가 총리 공관을 비운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1932년 해군 장교들이 일으킨 쿠데타로 당시 총리가 암살된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억측이 나돌기도 했다. '터가 좋지 않다'라거나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 뒤 2021년 10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다시 공관을 거처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도 취임후 약 3개월부터 공관에서 살았다.
eva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