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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은 이달 22일 12월 LPR을 결정할 계획이다. LPR은 중국 주요 20개 은행의 금리를 반영한 것으로 1년물ㅇ른 신용 대출 등 일반 대출, 5년물은 주택담보대출 등 금리 산정에 활용한다. 이에 사실상 기준금리로 여기고 있다. 중국 당정은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신중한’에서 ‘적절히 완화적’으로 전환한 바 있다. 시중에 유동성을 풀기 위해 금리 인하 등을 더 시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LPR은 5월 1년물과 5년물을 각각 0.10%포인트 한 차례 인하한 것이 전부다. 이후 6월부터 11월까지 1년물 3.0%, 5년물 3.5%로 6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이달에도 인민은행이 LPR을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12월 LPR 1년물 3.0%, 5년물 3.5%로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최근 중국 경제 상황을 보면 LPR을 내릴 동기는 충분하다. 중국의 11월 소매판매는 지난해보다 1.3% 증가에 그쳐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였던 2022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소비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금리 인하 같은 통화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은 당분간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달 3분기 통화정책 이행 보고서를 통해 “거시정책 조율은 매우 중요하다”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효과적인 조율을 장기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단기적인 금리 인하보다는 장기 정책 간 조율을 강조한 것이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으로 ‘경기 사이 교차’ 정책 조정을 언급했는데 이는 중앙은행이 덜 비둘기적인 입장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LPR을 유지하는 이유는 위안화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고통받던 미국은 지난 몇 년간 고금리 정책을 유지한 반면 중국의 금리는 꾸준히 내려갔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했던 2020년 3월만 해도 미국 기준금리는 0.25%에 그쳤고 LPR 1년물은 4.05%로 중국이 3.8%포인트 높았다. 미국은 이후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려 지난해 8월에 5.5%까지 상승했다. 반면 LPR 1년물은 같은달 3.35%까지 내려가 미국이 오히려 1.15%포인트 높은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중국 금리가 미국보다 높아지자 달러 대비 위안화가 약세를 나타냈고 이는 중국 내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이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올해 들어 금리를 인하하는 추세다. 12월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3.75%로 지난해 고점보다 크게 낮아졌다. 반면 인민은행은 LPR 인하 속도를 조절하면서 1년물이 현재 3.0%다. 미·중 금리 격차는 0.75%포인트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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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피닥터 등에 따르면 올해 달러·위안화 환율은 7.3위안까지 오른 적도 있으나 현재 7.04위안 선으로 낮아졌다. 그만큼 달러 대비 위안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 경제 정책 기조를 설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지난 10~11일 회의를 통해 위안화 가치를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을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위해 당분간 금리 인하에도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부동산 시장 침체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깜짝’ 인하 가능성도 있다. 골드만삭스의 경제학자 첸신취안은 로이터에 “예상되는 경제 둔화가 현실화하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 완화는 취소보다는 지연될 가능성이 더 크다”며 “정책금리와 지급준비율(RRR) 인하가 내년 1분기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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