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뱅가드는 앞으로 5~10년 동안 가장 선호하는 주식시장 내 두 영역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테마에 몰리며 시장을 이끌어온 기술주 섹터는 아니다.
총 11조9000억달러(1경7590조원)를 운용 중인 뱅가드는 최근 발표한 2026년 전망 보고서에서 위험 대비 잠재적 수익까지 고려할 때 중기적으로 가장 유망한 주식 투자처가 미국의 가치주와 미국 외 선진국 주식이라고 꼽았다.
뱅가드에 따르면 미국의 가치주는 향후 10년간 연평균 7%의 수익률을, 미국 밖 선진국 주식은 6%의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자산은 전통적으로 AI 투자처로 분류되지 않는다. 하지만 뱅가드는 앞으로 몇 년 동안 두 투자처 모두 새로운 기술의 수혜를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가드는 보고서에서 "두 부문 모두 훨씬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제공한다"며 "AI 도입이 가져올 장기적 이익을 아직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AI가 경제 전반의 모든 산업으로 확산함에 따라 산업재, 금융, 일부 소비재 같은 가치 중심의 섹터는 효율성 개선과 이익 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더 나은 위치에 있어 중기적으로 이들 투자처가 한층 매력적으로 비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뱅가드는 또 AI 붐이 갑작스럽게 끝나고 증시가 약세장으로 진입할 경우 이들 부문이 잠재적인 헤지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가치주와 미국 외 주식으로 자금 이동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호주, 한국, 스위스 등 미국 외 선진국 주식의 수익률은 올해 내내 미국 주식을 크게 앞질렀다.
뱅가드는 AI 버블에 대해 직접적으로 경고하진 않았다. AI 투자 사이클이 최종 정점까지 아직 30~40% 정도만 진행된 상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술주 조정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는 분명히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뱅가드는 "2026년에 투자 속도와 예상되는 이익 성장률을 고려할 때 미 기술주의 모멘텀 유지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도 "그러나 일부 지표에서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런 열기 속에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리스크에는 기존 AI 선도 기업을 추월할 새로운 경쟁사의 등장과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가 이익을 잠식할 가능성 등이 포함된다.
한편, 스위스 은행 UBS는 지난 4일 발표한 ‘억만장자 야망(Billionaire Ambitions)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2024년과 비교해 특히 두 지역의 낙관론이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서유럽과 중국이다.
UBS의 설문조사 응답자 가운데 40%는 향후 12개월 동안 서유럽에서 투자 기회를 엿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4년 18%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34%는 중국에 기회가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의 경우 11%였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역시 관심도가 8%포인트 높아져 응답자의 33%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반면 인기도가 가장 크게 하락한 지역은 북미다. 2024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0%가 북미를 선호했다. 하지만 올해 그 비율이 63%로 떨어졌다.
이는 억만장자들을 우려하게 만드는 여러 위험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요인이 관세다.
향후 12개월 동안 가장 많은 응답자가 투자하겠다고 밝힌 자산은 상장 주식이 아닌 비상장 주식, 다시 말해 프라이빗 에쿼티였다.
응답자 49%는 프라이빗 에쿼티 직접 투자에 자금을 배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 다음으로 많이 언급된 투자처가 헤지펀드와 미국 외 선진국 상장 주식으로 각각 43%였다. 그리고 신흥국 상장 주식(37%)과 프라이빗 에쿼티 펀드(35%)가 뒤를 이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 5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원자재 부문이 내년 투자자가 택할 수 있는 ‘핫한’ 투자처라고 전했다.
마이클 하트넷이 이끄는 BofA의 전략가팀은 보고서에서 경제 내의 다양한 요인들로 원자재가 다른 상품보다 계속 더 나은 성적을 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ofA의 전략가팀은 "원자재에 대한 롱포지션이 2026년 최고의 투자 전술"이라며 "가장 외면받던 석유나 에너지가 의심할 여지 없는 최고의 투자처"라고 밝혔다.
원자재 시장은 올해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속 및 에너지 상품이 AI 데이터센터 붐의 핵심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BofA의 전략가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 경제를 뜨겁게 질주하게 만들고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 해결 이후 유가는 반등하게 마련"이라며 "곧 모든 원자재가 금처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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