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송성문의 ‘아메리칸 드림’이 실현됐다. MLB닷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송성문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3년 13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에 합의했다. 뉴시스
국가대표 내야수 송성문(29)의 ‘아메리칸 드림’이 실현됐다. 행선지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인 프랜시스 로메로 기자는 20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송성문이 샌디에이고와 3년 1300만 달러(약 192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도 같은날 소식통을 인용해 송성문의 샌디에이고 행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19일 오후 늦게 미국으로 떠난 송성문의 계약은 포스팅 마감 시한인 22일 오전 7시 이전에 공식화될 전망이다.
송성문은 박찬호, 김하성(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최지만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역대 4번째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게 된다.
송성문은 2025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한 MLB 진출 자격을 얻었다. 8월 4일 원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와 6년 총액 120억 원에 비(非) 프리에이전트(FA) 다년 계약을 체결했지만, MLB에 진출할 경우 계약이 자동 파기되는 조항이 있었다. 계약 과정에서 송성문이 포스팅을 통한 MLB 도전 의사를 전했고, 키움 구단도 이를 수용했다.
송성문은 입단 첫해인 2015년부터 올해까지 KBO리그 824경기 통산 타율 0.283, 80홈런, 454타점, 51도루, 출루율 0.347의 성적을 거뒀다. 2021년까진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으나, 2022년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7, 13홈런, 79타점을 올리며 기량을 만개했다.
2023년 104경기에서 타율 0.263, 5홈런, 60타점을 올린 뒤 2024년에 142경기에서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21도루, 출루율 0.409의 성적을 거뒀고, 올 시즌에는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5, 26홈런, 90타점, 25도루, 출루율 0.387을 기록하며 3루수 부문 KBO 수비상과 골든글러브를 휩쓸었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성적을 거둔 건 최근 2시즌뿐이지만, 야구에 눈을 뜬 2022시즌부터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렸기에 미국에서도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비시즌에도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체력 관리에 힘쓴 것, 식단까지 철저히 지키며 후배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된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제로 송성문의 MLB 도전 가능성이 처음 언급됐을 때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철저한 자기관리로 꾸준히 성적을 유지한 덕분에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송성문의 MLB 진출은 원 소속팀 키움에도 경사다. 키움은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LA 다저스)에 이어 역대 6번째로 빅리거를 배출하게 됐다. 인상적 성적을 남긴 기간은 길지 않았으나, 확실히 야구에 눈을 뜬 것을 스스로 입증했기에 그토록 염원했던 꿈의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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