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수도권 공공분양주택 대규모 공급 계획을 내놓으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쏠리고 있다. 내년에 수도권에서만 약 2만9000가구가 공공분양으로 풀릴 예정인데, 규모로만 보면 과거 판교신도시 조성 당시와 맞먹는 수준이다.
집값 부담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시세보다 저렴한 ‘정부 분양 주택’이 대거 공급된다는 점에서 청약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공공분양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시세보다 10~20%가량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입지의 민간 아파트가 5억원대라면 공공분양은 4억원 초중반에서 공급되는 식이다. 이 때문에 입지 조건이 좋은 공공분양 단지는 분양 전부터 ‘로또’라는 별명이 붙는다. 내년 공급 계획을 보면 서울 물량은 단 한 곳뿐이다.
강동구 강일동 일대에 들어서는 고덕강일3단지가 유일한 서울 공공분양 단지다. 이 단지는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공급된다.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구조라 분양가가 크게 낮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 사전예약 당시 전용 59㎡ 기준 3억원대 중반 수준이 거론된 바 있어, 실제 분양가가 일부 오르더라도 서울 새 아파트를 4억원 안팎에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다만 토지 소유권이 없다는 점은 분명한 한계다.
매달 토지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고, 장기적으로 재건축이나 자산 가치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이미 사전예약을 통해 예비 당첨자가 상당수 확보된 상태라 일반 청약으로 나오는 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통 여건 역시 지하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
서울 외 수도권에서는 선택지가 훨씬 넓다. 2기 신도시에서는 약 7900가구, 3기 신도시에서는 7500가구가 각각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수원 광교에서는 기존과 전혀 다른 형태의 공공분양 주택이 처음 등장한다.
싸다고 다 좋은건 아냐... 입지나 방식에 따라 갈리는 '공공분양'
이른바 ‘적금주택’으로 불리는 지분적립형 주택이다. 입주 시 분양가의 일부만 부담하고, 이후 수십 년에 걸쳐 지분을 늘려 최종적으로 소유권을 100% 확보하는 방식이다. 초기 자금 부담이 낮다는 점에서 청년층이나 신혼부부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제도가 처음 시행되는 만큼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
지분을 모두 취득하기 전 대출이나 세금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중도에 매각할 경우 시세 차익을 어떻게 나눌지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3기 신도시는 공급 물량 자체가 많아 청약 대기 수요가 두텁다.
고양 창릉을 중심으로 남양주 왕숙, 인천 계양, 부천 대장 등에서 순차적으로 공공분양이 예정돼 있다. 이들 지역은 서울과의 물리적 거리, 향후 광역 교통망 확충 계획이 강점으로 꼽힌다.
GTX 노선이나 지하철 연장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출퇴근 여건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싸다’는 이유만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입주 이후 생활 여건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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