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프리카 대륙에서 '국민 생선'으로 등극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산 수산물이 있다.
고등어 자료사진 / slunce-shutterstock.com
현지인들 사이에서 일명 ‘코리아 피시(Korea Fish)’라 불리며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단백질 공급원이 된 주인공은 바로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고등어’다. 머나먼 아프리카 땅에서 한국산 고등어가 소고기나 닭고기를 제치고 최고의 '밥도둑'이 된 배경에는 현지의 식문화와 한국의 수출 전략이 맞물린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어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대개 살이 오동통하게 오른 대형 고등어를 선호한다. 이 때문에 크기가 작은 소형 고등어(일명 망치 고등어)는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국내 시장에서 외면받거나 사료용으로 처리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 소형 고등어가 아프리카에 가자마자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었다.
아프리카식으로 만든 고등어 요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아프리카 현지에서는 생선을 주로 기름에 바짝 튀겨 먹는 식문화가 발달해 있다. 이들에게 한국산 소형 고등어는 "튀겼을 때 뼈째 씹어 먹을 수 있을 만큼 바삭하고 식감이 최고", "소고기보다 낫다"라는 극찬을 받으며 현지 수요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국내에서는 크기가 작아 가치가 낮았던 특징이, 현지에서는 오히려 조리가 간편하고 맛이 좋은 최고의 장점으로 바뀐 것이다.
이러한 선호도에 힘입어 한국 고등어 수출량은 유례없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산 고등어 수출량은 1년 만에 무려 128%나 증가했다.
특히 서아프리카의 가나,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3개국은 한국 고등어 전체 수출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으로 부상했다. 소고기나 닭고기보다 저렴하고 간편하게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 현지인들의 지갑을 여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가장 주목할 점은 한국산 고등어가 시장 지배적이었던 노르웨이산이나 저렴한 중국산보다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더 잘 팔린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전 세계적인 K-푸드(K-Food) 열풍이 큰 역할을 했다.
고등어 요리 / Mykolal Mykolal-shutterstock.com
한국산 수산물은 "위생적이고 품질이 우수하며 맛있다"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현지인들은 조금 더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믿고 먹을 수 있는 한국산 고등어를 선택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식재료 수출을 넘어 국가 브랜드 가치의 승리로 평가받는다. 이제 한국 고등어는 아프리카 식탁에서 없으면 허전할 정도의 위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한국산 고등어의 아프리카 진출 성공은 국내 수산물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수요가 적은 자원을 버리는 대신, 그 자원을 필요로 하는 해외 시장의 특성을 정확히 분석해 맞춤형으로 공급함으로써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창출했기 때문이다.
우리 밥상 위의 흔한 반찬이었던 고등어가 이제는 아프리카의 식탁을 책임지는 국가대표 수산물이 되어 대한민국 수산물의 저력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