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번스타인을 인용해 엔비디아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5배 미만으로 내려왔다고 전했다. 이는 연초 대비 약 27% 낮아진 수준으로, 최근 10년을 기준으로 보면 엔비디아가 이처럼 낮은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된 사례는 매우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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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래스곤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인 기업이라면 특별히 저렴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엔비디아 기준에서는 의미 있는 저평가 국면”이라며 “절대적인 기준에서도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엔비디아 주가는 선행 PER 기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 대비 약 10% 이상 할인된 상태로 거래되고 있는데, 과거 10년간 이런 할인폭이 나타난 경우는 손에 꼽힌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약 30% 상승했다. 7월 이후로는 상승세가 둔화하며 반도체 업종 지수 상승률을 밑돌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둔화 가능성과 반도체 경쟁 심화에 대한 경계심이 주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AI 인프라를 대규모로 운영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 지출(CAPEX)이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과 주문형 반도체(ASIC) 확산 우려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투자 매력이 높은 구간이라는 평가다. 지난 10년간 엔비디아 주가가 선행 PER 25배 이하에서 거래됐던 시점에 매수했을 경우, 이후 1년 평균 수익률은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해당 구간 이후 뚜렷한 장기 하락 국면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도 특징이다. 래스곤은 “과거 데이터만 놓고 보면 현재는 매수 관점이 유효한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AI 인프라 환경에 대한 우려 역시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대규모 투자는 “현 시점에서는 감내 가능한 수준”이며 구글·브로드컴 등이 개발 중인 ASIC역시 그래픽처리카드(GPU)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ASIC은 특정 연산에 최적화돼 있지만 활용 범위가 제한적인 반면, GPU는 학습과 추론 전반에 폭넓게 쓰여 AI 기술 변화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향후 주가를 자극할 촉매도 적지 않다. 엔비디아는 2026년 하반기 차세대 AI 플랫폼 ‘루빈(Rubin)’ 출시를 앞두고 있다. 내년 3월에는 연례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GTC)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용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200 칩의 중국 판매를 승인한 점도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변수로 거론된다. 래스곤은 “월가의 실적 추정치는 회사가 제시한 2026년까지 5000억 달러 규모의 매출 기회에 비해 여전히 보수적”이라며 실적 전망 상향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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