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유진 기자 | 올해 70% 가까이 급등한 코스피가 내년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코스피 5000 시대’에 다가설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3994.51로 마감했다. 연초(2399.49) 대비 기준 66.47% 급등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국내 증시 강세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이 같은 낙관론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실적 개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로 조성된 우호적 유동성 환경, 정부의 밸류업 정책 본격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기대감 등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내년 증시를 이끌어갈 핵심 섹터로는 ‘반도체’와 ‘AI’가 단연 거론된다. 데이터센터 투자와 서버 교체 사이클이 이어지는 가운데 HBM(고대역폭메모리) 중심의 메모리 업황 강세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AI 수요 확대로 불거지는 전력 부족 문제는 전력기기와 원전 등으로 투자 흐름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과 SMR(소형모듈원자로)은 장기 기저 전원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수주 모멘텀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선과 방산 역시 충분한 수주 잔고와 수출 시장 확대를 바탕으로 주도 업종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2차전지와 바이오 등 올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섹터들의 업황 개선 기대도 제기된다. 최근 실적 턴어라운드 국면에 진입하면서 내년에는 강한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AI 붐과 함께 반도체의 실적 모멘텀은 유례없는 수준으로 높아지는 중”이라며 “국내 대장주인 반도체 주가 상승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전력기기, IT, 원전 등 전반적 실적 확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코스피, 내년에도 우상향 가능성 높다”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올해 상승 흐름을 이어 내년에도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B증권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5000포인트로 제시했다. 장기 강세장 시나리오에서는 향후 실적 전망 변화에 따라 목표치가 조정될 수 있지만, 최대 7500포인트까지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원전, 방산, 증권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전력, 현대건설, 현대로템, 한국금융지주 등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2026년 코스피는 2025년의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지수 상단을 5500포인트로 제시했다. 이어 “상반기에는 한국 증시가 미국 대비 상대적으로 우세하겠지만, 하반기에는 달러 강보합 전환으로 미국 시장이 다시 우세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5000포인트에 대한 신중론도 존재한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상단 목표를 4700포인트로 제시했다. 그는 “향후 증시 전개 과정에서 코스피가 추가로 상향 조정될 여지는 있다”며 “환율 급락에 따른 외국인의 공격적인 국내 주식 순매수, 대형 기업들의 주주 환원 정책 강화, 관세 철회에 따른 예상 밖 글로벌 무역 회복 등이 그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주식시장 전망이 낙관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코스피가 단기 과열권에 진입한 상황에서 조정 가능성이 상존하고, AI 버블 우려와 미·중 간 관세 전쟁 재개 가능성도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또 다른 한 업계 관계자는 “AI 버블 논란이 반복적으로 제기되면서 증시 상승에 대한 경계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며 “강세장 국면에서도 중장기 리스크 요인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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