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현대자동차 전기차의 핵심 전력 장치인 ICCU를 둘러싼 안전 논란이 겨울철이 되자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
ICCU는 전기차 내 모든 전기 장치가 문제없이 작동하도록 전력을 관리·분배하는 제어 장치로,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과 차량 전장 장치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 장치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차량 전체의 전원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ICCU에 중대한 결함이 발생하면 차량은 고전압 배터리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소형 12V 배터리에만 의존하게 된다.
특히 요즘같은 겨울철 히터 사용 등으로 전력 소모가 커지는 환경에서는,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하더라도 5분도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불안은 특정 차량에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기아 전기차 차주 약 20만 명이 활동 중인 네이버 카페 ‘EV오너스클럽’에는 최근 1년간 ‘ICCU 문제’ 등 ICCU 불량과 관련된 게시글이 300건을 넘겼다.
정부는 이미 ICCU의 위험성을 인정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ICCU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해 12V 배터리 충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행 중 차량이 멈출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현대·기아 전기차 약 16만 9,932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명령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사의 대응이 근본적인 기술 개선보다는 사후 관리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현대차는 최근 ICCU 리콜 대상 차량의 보증기간을 기존 10년·16만km에서 15년·40만km로 확대했지만, 불만은 사그러들고 있지 않다.
보증기간 안에 고장나면 수리하느라 센터 들락날락하는 차주의 시간과 비용은 누가 책임지냐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 하이테크 센터에는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전기차가 대기하고 있으며, 부품 수급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측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ICCU 결함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며, 문제 발생 시 보증기간 내 무상 교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차량에서 발생한 문제를 이유로 전면 리콜이나 그 이상의 조치를 시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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